보훈의 흔적을 찾아서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인쇄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파주 임진각
파주 임진각전쟁의 상처가 되살아 나는 6월,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러 파주 임진각으로 향한다.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이곳에
임진각은 원래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는 곳이었다. 1972년 실향민을 위해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끝에 임진각이 세워졌고 이후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임진각 관광단지에 들어서면 여기가 어딘가 싶을 만큼 많은 외국인이 보인다.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을 보기 위해 투어를 신청한 이들이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하나뿐인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가이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린 역사적 장소를 소개한다.
투어의 시작점은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그리움이 담긴 ‘망배단’과 ‘망향의 노래비’다. 실향민들이 고향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망배단 옆에는 애달픈 마음을 달래듯 ‘잃어버린 30년’ 노래 가사가 새겨진 망향의 노래비가 서 있다. 버튼을 누르면 구슬프게 흘러나오는 노래는 자연스레 TV 생방송을 통해 이산가족이 상봉하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망배단 뒤편으로는 6·25전쟁 당시 폭격에 파괴된 철교를 재현한 ‘독개다리’와 1953년 한국군 포로 1만 2,773명을 교환하기 위해 가설한 ‘자유의 다리’가 있다. 당시 포로들은 차로 경의선 철교까지 온 후 걸어서 자유의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북쪽을 향해 달리고 싶은 염원을 담은 철마도 있다. 1950년 경의선 장단역에서 폭탄을 맞고 탈선하여 그 자리에 멈춰선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는 아픈 역사의 증거물로서 이곳에 옮겨 전시하고 있다. 수많은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가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전해준다.
파주 임진각

남과 북을 잇는 DMZ 하늘길
임진각에는 몇 해 전 ‘평화곤돌라’가 만들어지면서 임진강을 넘어 민간인통제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하늘길이 열렸다. 남측 정류장인 임진각 스테이션에서 표를 구매해 탑승하려면 신분증과 보안 서약서 작성이 필요하다. 육로보다 까다로운 출입 절차는 아니지만 ‘통제’나 ‘보안’ 같은 단어는 여전히 평범하지 않은 여행임을 상기시킨다. 북측 정류장인 DMZ 스테이션까지는 850m 길이로 일반 케빈과 바닥까지 훤히 볼 수 있는 크리스털 케빈을 선택해 이동하게 된다. 하늘을 빠르게 가로지르며 상공을 산책하는 느낌이 생각보다 짜릿하다.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강이다. 물은 북쪽 산맥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흘러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강으로 합류한다. 강물은 남과 북의 경계 없이 똑같이 푸르고 똑같이 맑다.
민통선 북쪽에는 DMZ의 역사와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관람지역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데 승강장 건물에서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임진강 평화전망대’가 나타나고 오른쪽 좀 더 가파른 언덕 끝자락에는 ‘갤러리 그리브스’가 있다. 평화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대한민국 보병 34개 사단의 마크가 장식된 ‘밀리터리 스트리트’로 조성했다. 덕분에 자신이 전역한 부대의 마크를 찾아보는 이들의 반가운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민통선 안에 있는 임진각 전망대에서 남쪽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갤러리 그리브스는 한국 최초의 미군 주둔지였던 캠프 그리브스 볼링장을 개조한 갤러리로 한국전쟁과 DMZ에 얽힌 이야기를 전시로 만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젊은 날의 초상, 우리들의 젊은 날> 기획전에서는 한국전쟁에서 이슬처럼 사라진 젊은이들을 조명한다. 꿈 많은 청년이었고 귀한 자식이었을 이들을 보고 나면 삶의 치열함을 감히 전쟁이라 빗대 말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파주 임진각 04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 05 기획전이 열리는 갤러리 그리브스
대립의 상징에서 평화와 생태의 상징으로
곤돌라를 타고 돌아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높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녘의 땅과 강도 좋지만 느린 걸음으로 내려와 이곳을 에워싸고 있는 야트막한 잔디밭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너르게 펼쳐진 지대라 눈에 걸리는 것 없이 하늘이 가깝게 펼쳐진다. 평화누리공원은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의 장으로 바꾸기 위해 만들었다. 바람개비 3,000여 개가 도는
풍경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푸른 하늘 아래 힘차게 도는 바람개비를 보니 자유로운 바람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일상이 지켜지는 것 그것이 평화다.’ 어딘가에 적혀있던 글귀가 날아와 가슴에 맴돈다.

파주 임진각

※ 닉네임과 비밀번호 설정 후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