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위한 고도의 전문성과 안정성!중앙보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중앙보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 왼쪽부터 이경미(간호사), 윤일규(기사장), 장나영(전문의, 부장), 양진성(치료방사선사),박주미(치료방사선사), 이동명(치료방사선사), 최누리(전문의, 과장), 박소연(의학물리학자), 최병걸(치료방사선사)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 중 하나로 많은 암 환자들이 근치적, 수술 전·후 또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지난해 최첨단 방사선치료 장비 도입으로 전문성과 안정성에 더욱 힘을 실은 중앙보훈병원 방사선종양학과를 찾아 방사선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방사선종양학과는 방사선을 이용해 종양을 치료하는 진료과다. 중앙보훈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전문의 2명, 의학물리학자 1명, 치료방사선사 5명, 간호사 1명이 팀을 이뤄 환자의 암 치료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사선이 세포에 조사되면 암세포의 DNA 이중나선 구조나 세포막에 손상을 줘 세포가 죽게 됩니다. 암세포 주위의 정상 세포 역시 방사선에 의해 손상될 수 있으나,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훨씬 더 방사선에 취약해 더 많이 죽게 되고 정상 세포는 암세포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입니다.” 방사선치료의 핵심은 방사선을 목표 부위에 정확히 조사하고, 주위 정상조직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것이다. 방사선종양학과 부장이자 암센터장인 장나영 전문의는 다양한 암 질환의 특성에 따라 최적의 방법과 기술을 활용해 종양을 치료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연 방사선치료 중앙보훈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지난해 1월 첨단 암 치료용 선형가속기인 트루빔 STx(TrueBeam STx)를 도입해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트루빔은 일반 방사선치료뿐만 아니라 정상조직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고 암에만 집중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IMRT)를 비롯해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 호흡연동 방사선치료(RGRT), 체부정위 방사선치료(SBRT) 등 모든 치료 기술을 다 갖춘 장비다. 첨단 치료기술인 표면유도 방사선치료를 시행해 피부에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고도 정확한 자세 재현이 가능하며, 환자의 호흡에 따른 종양의 움직임을 감시해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는 호흡연동 치료기술을 적용해 주변 장기로의 불필요한 방사선 조사를 최소화했다. 고령이나 심폐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어 호흡에 영향을 많이 받는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등의 치료에서도 큰 성과를 보인다. 방사선치료는 비뇨생식기에 생기는 거의 모든 암종에 적용 가능한데, 특히 전립선암은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령의 남성에 고엽제 후유증 환자분들이 많은 보훈병원 특성상 내원하시는 분들 중 전립선암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수술과 치료효과는 비슷하고 치료 방식이나 부작용 면에서 서로 매우 다른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두 치료에 대해 장단점을 설명 드리고 환자분이 선택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기저질환을 동반해 수술이나 마취가 어려운 경우에도 방사선치료가 가능합니다. 방사선치료는 국소적인 부분만 치료하기 때문에 마취와 입원 없이 통원치료를 할 수 있고 치료 시 통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어요.” 중앙보훈병원 장나영 센터장의 설명이다. 장나영 전문의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 70대 후반의 전립선암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다량의 림프절 전이로 비뇨기과에서 호르몬치료를 받으시던 분이었어요. 치료에 내성이 생겨 암세포가 직장까지 침윤돼 항문으로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의뢰를 받았습니다. 예후가 매우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적극적인 방사선치료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 없이 건강하게 내원하고 계십니다.” 최누리 전문의는 예전에는 방사선치료가 말기 암 환자가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현재는 초기 암에서 수술을 대체해 쓰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기 폐암의 경우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해서 수술의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간암 치료 역시 이전에는 방사선치료의 역할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정상조직을 보호하며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져 점차 주류 치료법에 포함되는 추세예요. 완치뿐만 아니라 증상 완화와 생명 연장,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치료에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첨단 암 치료용 선형가속기 트루빔 STx(TrueBeam STx)
방사선치료의 오해와 진실 방사선은 눈에 보이거나 냄새가 나지 않고 몸에 와서 부딪히는 느낌조차 전혀 없는 미세한 입자이자 빛이다. 사람의 감각으로 느낄 수 없고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야만 방사선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보니 방사선에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많다. “외부에서 방사선장비를 이용해 방사선을 조사하는, 우리 병원에서 하고 있는 외부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우리 몸을 투과하면서 세포에 영향을 주고 지나가는 것으로 몸에 남지 않습니다. 또한, 국소치료이기 때문에 방사선이 들어간 부위에만 영향을 줘 머리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면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습니다. 치료받는 동안 아이를 비롯한 가족들과 만나거나 같이 밥을 먹어도 전혀 해가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방사선치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실제 치료 시간은 10분 남짓이지만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 가까이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하며 치료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 장나영 전문의는 특히 내원 첫날은 주의사항 및 치료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심도 있게 오가는 만큼 고령 환자분들은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오실 것을 당부했다. 안전하고 정밀한 치료를 위한 노력 최누리 전문의는 방사선치료는 ‘양날의 검’인 만큼 계획 단계부터 정밀하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부위에 어떤 세기로 방사선을 쏘일 것인지 한 컷 한 컷 다 그림을 그려서 계획을 짜고 결정하는 모의치료, 치료계획 과정을 거쳐 방사선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모의치료란 실제 치료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치료 목표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위치를 표시해 치료계획을 짜는 과정을 말한다. 필요하면 1~2회 이상 모의치료를 할 수 있으며 치료 시에도 매일 또는 며칠에 한 번 정도 확인 영상을 찍어 치료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실제 치료는 매일 한 번씩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받고 주말은 쉬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치료 횟수는 치료 부위 및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환자 개개인에 맞춰 달라진다. 방사선치료는 특히 고에너지 방사선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방사선 취급을 위해 병원에서 일하는 물리학자가 필요하다. 방사선치료의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는 박소연 의학물리학자는 방사선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들을 활용해 계획대로 환자에게 잘 들어가는지, 기계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는지 기술적 요소들을 점검하는 한편 방사선치료 기술 컨설팅과 자문도 진행한다. 환자에게 기대한 대로의 방사선치료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팀워크도 좋아야 한다. 2011년 방사선종양학과 개설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방사선사들은 계획된 대로 방사선이 들어갈 수 있도록 환자 위치를 정밀하게 맞춰 정확한 치료가 되게 한다. 복잡한 치료과정의 단계마다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의학물리학자, 치료방사선사, 간호사가 긴밀하게 협조하며 정확하고 안전한 방사선치료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두려움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암이라는 큰 적과 싸우는 환자가 마음 편안하게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마다 안고 있는 불안과 고충을 이해하면서 든든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의료진들. 오늘도 환자가 품고 있는 희망을 생각하며 환자들에게 좋은 결과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컴퓨터 단층 모의치료기(CT simulator)를 사용해 방사선치료계획을세우는CT모의치료 촬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