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서 ‘답’을 찾다 김민정 대구보훈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감염병은 환자의 여행력, 거주지역, 생활환경과 같은 일상의 단면이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구보훈병원에서 감염 질환을 치료해 온 김민정 전문의가 ‘환자에게 질병의 진단과 치료의 답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유다.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며 오롯이 환자 편에 서는 것, 그가 기나긴 시간 동안 감염 환자를 치유하며 깨달은 하나의 참된 명제다.
김민정 대구보훈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영남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영남대학교의료원 전임의, 경북대학교 전임의, 대구파티마병원 내과 과장을 거쳐 현재 대구보훈병원 감염내과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감염내과는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 미생물의 인체 감염에 의한 질환을 진료한다. 가장 흔한 감기부터 인플루엔자, 폐렴, 패혈증, 에이즈, 말라리아에 이르기까지 각종 감염 질환이 여기에 속한다. 감염내과는 원 내에서 발생하는 감염 질환을 치료하고 자문하는 일 외에도 항생제 관리 및 내성 균주 발생에 대한 감시와 관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격리실 관리는 물론, 주기적으로 병실을 방문해 손 위생을 확인하는 등 병원 내 감염병 예방 노력도 병행하고 있지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선별검사소, 전담 병원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에 발생하는 감염 질환에 대한 검사, 치료에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2020년 2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다. 그해 9월 대구 보훈병원 감염내과 실장으로 부임한 그는 신종 감염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던 팬데믹의 진원지에서 수많은 의료진과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보냈다.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치료도 중요하지만,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관계자가 모여 협업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환자를 분류하고 통제하거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여러 집행부와 소통이 잘 이뤄져야 하지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며 감염병 관리 체계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됐고, 여러 부서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기저질환을 지닌 고령 환자는 감염병에 특히나 취약한 부류다. 합병증 발생률이 높고 치료 후 회복이 느린 경우도 많아 항생제를 처방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내원하는 환자분들의 경우 주로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계셔서 심장 질환 또는 신장 기능 저하를 동반할 때가 많습니다. 감염병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치료가 극히 어렵기 때문에 약제를 처방할 때 용량이나 부작용을 세심히 살피고 있고, 환자분들께는 몸이 불편해지면 곧장 병원으로 오시란 당부를 거듭 드리지요. 주로 폐렴이나 요로감염, 위장염으로 내원하시는데,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제때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염 질환은 갑작스럽게 발병해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처치를 위한 의료진의 빠른 판단이 매우 중요한 진료과라 할 수 있다. 감염 질환은 발열 이외에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고, 지역, 나라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감염병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염병을 진단, 치료할 때 여행력, 거주지역, 생활환경, 발열 이외 증상 등 다양한 요인을 놓치지 않고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검사 결과 소견뿐 아니라 진찰, 문진을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검사해 새로운 발열 원인을 밝힌 경험이 있는데요. 검사 소견과 처음 진단한 질병에만 집중하면 환자는 회복이 더뎠을 테지요. 그때의 경험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귀를 기울이자! 환자에게 질병의 진단과 치료의 답이 있다!’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때 환자에게 다가가서 환자의 불편함을 듣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의사로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습관이다. 손 씻기와 같은 간단한 예방수칙만 잘 지켜도 감염 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감염병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인식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감염병 발생도 감소했지요. 그러나 일상 회복 이후,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은 손 위생과 기침 예절, 환기 등 간단한 예방수칙만 준수해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참고로, 눈에 보이는 오염이 없다면 손소독제를 이용해 손 위생이 가능하나, 화장실을 이용했거나 눈에 보이는 오염이 있는 경우 물과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는 것을 추천합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는 진드기로 인한 감염병을 주의해야 한다. 또 올겨울 매서운 한파가 올 것으로 예고된 만큼 건강 관리를 위한 예방접종도 필수다. 가을이 되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진드기로 인한 여러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발열, 오한, 두통, 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요, 야외활동 시에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긴소매 옷, 장갑 등을 착용하길 권합니다. 특히 야외에서는 풀숲에 앉지 말고, 야외활동 후 귀가 즉시 옷을 털어 세탁하고,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등 진드기 물림 주의 예방수칙을 준수하며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 등이 주로 발생하는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적절한 환기, 음식 익혀 먹기 등의 실천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발병 전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의사. 오랫동안 꿈꿔온 의사상에 그는 점점 더 다가서고 있다. 환자를 대할 때 항상 환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정한 의사’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이지요.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통해 보훈병원 환자들이 삶을 건강하게 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