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진료, 궁금증을 해소해 드립니다! 한방진료는 ‘한의사가 한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말하는 한의학은 ‘중국에서 전래되어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전통 의학’을 뜻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에서 유래한 양방진료와 우리의 전통 의학인 한방진료 모두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김병민 대전보훈병원 한방진료과 전문의가 어떤 환자에게 한방진료가 필요한지, 양방진료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여러분의 알쏭달쏭 궁금증을 해소해 드립니다.
한방진료과에서는 주로 어떤 진료를 하나요? 한방진료과는 한의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침, 부항, 전침, 한방 진액 제제 등을 활용해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며, 한약이 필요한 환자분에게는 진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방진료와 양방진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양방에서는 영상검사(X-ray, 초음파, CT, MRI 등),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약물 주사, 수술 등의 치료를 합니다. 이에 비해 한방에서는 사진(四診, 보고 듣고 묻고 맥진과 촉진)을 통해 얻은 소견을 한의학적으로 분석하는 변증의 과정을 통해 진단하고 그에 따른 한의학적 치료를 합니다. 예를 들면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명의 경우에 양방에서는 검사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인지 신경학적인 문제인지 정신적인 문제인지 등을 분석해 치료하는 반면 한방에서는 변증을 통해 환자의 몸이 허해서 생긴 이명인지 몸에 화가 많아서 생긴 이명인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이명인지 등을 구분해 치료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에도 한방에서는 폐의 기운을 보하고 폐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을 사용해 치료하는데 이 또한 변증의 과정을 통해 치료하는 것입니다.
보훈병원의 한방진료과는 주로 어떤 환자들이 이용하나요? 입원 환자와 내원 환자의 비율이 궁금합니다. 허리, 어깨, 무릎 등 척추 관절 통증이나 근육 통증이 있는 환자분이 많고, 소화불량, 감기 등 내과 질환이 있는 환자분도 있습니다. 이명, 두통, 안면신경마비와 중풍 후유증의 재활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외래로 내원하시는 환자분과 다른 과에 입원해 협진으로 한방진료를 받는 환자분의 비율은 약 8 대 2 정도 됩니다. 한방이라고 하면 보통 침술, 뜸, 부항 등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환자에게 사용하는지, 효능, 효과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의학의 이론 중에 경락과 경혈의 개념이 있습니다. 경락은 인체 내 기(氣)와 혈(血)이 흐르는 통로이고, 경혈은 경락 상에 위치하는데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혈자리를 말합니다. 한방에서 침과 뜸을 하는 것은 침과 뜸으로 경혈을 자극해 경락 상에 기와 혈이 잘 흐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침의 종류에는 전통적인 측면에선 9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호침을 주로 사용합니다. 뜸은 쑥이나 약물을 태워 경혈에 온열자극을 가해 기혈을 소통하게 합니다. 부항 치료는 부항컵으로 피부에 음압을 가하여 근육을 풀어주고 경락을 소통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부항치료의 방법으로는 사혈을 통해 피를 빼는 습식부항이 있는데 피를 빼지 않는 건식부항에 비해 좀 더 강한 치료로 한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합니다.
가정용 의료기기를 이용해서 집에서 침술, 뜸, 부항을 직접 시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침, 뜸, 부항 등을 가정에서 할 때는 소독을 잘해야 합니다. 침술은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가끔 침 몸살이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너무 기운이 없을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뜸을 뜰 때는 화상이나 피부 감염에 유의해야 합니다. 부항의 경우 피부가 약한 사람이 장시간 부항을 했을 때 화상이나 물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혈을 하는 습식부항의 경우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추나요법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추나요법의 원리는 무엇이며 효과는 어떤가요? 혹 피해야 할 환자도 있을까요? 추나요법은 ‘밀 추’, ‘당길 나’라는 한자어에서 보듯 한의사가 손과 신체를 사용해 인체를 밀고 당기면서 불균형한 인체 구조를 바로잡아 치료하는 수기요법을 말합니다. 평소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척추나 관절의 균형이 깨지면, 이로 인해 인대가 늘어나고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추나요법은 이를 바로잡아 원활한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해 통증을 치료합니다. 2019년 4월부터는 추나요법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연간 20회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골절이 의심되는 환자나 급성 척추손상 또는 척수증상 환자, 임산부나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 등은 가급적 추나요법을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약은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인가요? 실제로 한약은 어떻게 조제되나요? 한약은 한의사가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환자를 진찰해 처방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한약은 탕약(물약), 산제(가루약), 환약(알약) 등이 있으며 그 외에 짜 먹는 한약, 젤리 형태의 한약, 피부에 바르는 외용약, 약침에 사용하는 약침 원액의 한약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약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한약은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 등의 천연물을 정부에서 정한 규격에 맞게 생산·제조한 천연 약재만을 사용해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맞춰 처방하고 탕전하기 때문에 비교적 비싼 편입니다. 더구나 비보험이다 보니 더 비싸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부 질환의 한약(탕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해당 질환의 한약은 비교적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적용 질환은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요추 추간판 탈출증, 알레르기 비염, 월경통, 기능성 소화불량입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는 1인 기준, 연간 두 가지 질환에 대해 각 10일분씩, 각 2회로, 1년에 두 개 질환에 대해 각 20일분씩 총 40일분의 한약에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한방의료기관이 적용 대상은 아니니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려면 ‘한약(탕약)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기관’을 찾아서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병원으로 출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리치료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물리치료는 환자의 상태나 치료 과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는 주 3회 내외가 적당합니다. 한방에서의 침 치료도 마찬가지로 치료 초기 몇일간은 연속성을 가지고 매일 치료하기도 하지만 이후로는 주 3회 정도 치료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 1회로 줄이기도 합니다. 어떤 증상을 가진 분들에게 한방진료가 유익한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허리, 어깨, 무릎 등 척추 관절 질환에 있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방치료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낙침(목덜미의 담 결림), 전근(쥐 나는 것) 등의 근육 긴장으로 인한 통증, 중풍 후유증의 재활치료나 안면신경마비,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식욕부진, 감기, 화병 등에도 한방치료가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 뼈가 약해지고 기력이 쇠약해지는 경우에도 한약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평소 건강관리 수칙을 한방적 측면에서 알려주세요 좋은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되 소식하고 음식물은 꼭꼭 씹어 먹으며, 아침은 거르지 말고 저녁 8시 이후에는 가급적 금식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매일 관절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으며 온몸 구석구석을 펴주는 스트레칭이 좋습니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보다는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부드러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한의학에서 폐는 인체의 기(氣)를 주관하고 심장은 혈(血)을 주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심폐의 상태가 좋다면 기와 혈의 순환이 좋다는 뜻으로 건강함을 의미합니다. 심폐기능을 가장 무리 없이 증진하는 운동은 걷기입니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한의학에서는 몸에 화(火)가 많으면 풍(風)이 온다고 하니 평소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하고, 질 좋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