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치즈의 역사는 기원전 6,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라비아의 한 상인이 양의 위로 만든 주머니에 염소젖을 채우고 여행을 나섰는데, 시간이 흐른 뒤에 주머니를 열어보니 젖이 굳어 치즈가 되었다는 설이 있죠. 고대 이집트인들은 치즈를 제조하는 과정을 벽화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 유제품인 치즈는 로마 시대에 이르러 생산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유럽 수도원들의 수도사들이 치즈 제조 기술을 발전시켜 오늘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식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치즈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는 단연 오묘한 맛에 있습니다. 치즈는 입안을 꽉 채우는 풍부한 맛으로 식욕을 돋우는 것은 물론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치즈는 다른 음식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커피와 함께 마시면 위벽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고 감자나 토마토와 함께 먹으면 맛과 영양이 좋아집니다. 그중에서도 와인에 곁들이면 와인 특유의 떫은맛을 줄여 풍미를 살려주고 치즈 특유의 향은 순화되어 매력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작은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감미로운 와인 한잔과 치즈로 가을 낭만을 더해보세요. 치즈의 감칠맛에 와인의 향을 더하면 분위기 있는 가을밤이 완성됩니다.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는? 치즈와 와인은 발효음식이라는 공통점뿐 아니라, 치즈의 멜리오닌 성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다. 큼직한 원목 도마에 다양한 치즈를 올리고 담백한 크래커나 빵을 곁들인 치즈 플래터(Cheese platter)로 맛에 멋을 더해보면 어떨까? 리코타와 같은 생치즈나 브리, 카망베르와 같이 부드러운 식감의 치즈에는 맑고 과일 향이 나는 와인이 어울리며, 짠맛이 강한 고르곤졸라, 스틸턴은 달콤한 맛의 와인과 함께 먹으면 조화롭다. 묵직하고 바디감이 풍부한 와인에는 고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어떤 와인과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치즈는 브리와 카망베르가 대표적이다.
리코타 치즈_치즈를 만들고 남은 액체 상태의 유청을 활용해 만든 이탈리아의 프레시 치즈. 브리 치즈_ 견과류와 과일 향이 풍부하고 크림처럼 부드러워 ‘치즈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카망베르 치즈_ 카망베르와 브리 모두 프랑스 북부가 원산지로 질감과 맛이 비슷하나 카망베르가 좀 더 조직이 조밀하며 맛이 깊다. 고르곤졸라 치즈_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로 흰색 치즈에 푸른곰팡이가 뻗어있는 모양. 톡 쏘는 맛과 향, 짠맛이 강한 편이다. 스틸턴 치즈_ 영국산 블루치즈로 고르곤졸라보다 부드럽지만 약간 강한 맛을 내며 영양분이풍부하다. 고다 치즈_ 독특한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의 네덜란드 전통 치즈로 주로 노란색 또는 붉은색 왁스로 싸여 있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_ 이탈리아 북부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성 치즈이다. 한 달 동안 소금물에 절이고 습한 조건에서 2년 이상 숙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