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건강읽기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인쇄
'발끝을 통해 찾아오는 행복'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인간은 걸을 수 있을 때까지만 존재한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사르트르의 말이다. 인간의 역사가 발걸음의 역사이듯, 사람에게 ‘걷기’는 본능이자 삶의 원동력이다. 그래서였을까?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步)가 낫다’고 했다. 약을 먹는 것보다는 밥을 잘 먹는 것이 몸에 좋고, 밥을 잘 먹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걷기라는 말이다.
걷다 보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맑아지고 생각도 깊어진다. 걷기가 사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영화 속 ‘걷기를 택한 사람들’을 통해 걷는 기쁨과 더불어 건강과 행복을 위한 걷기를 조명해 본다.


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걷기왕> 속 만복이
2016년 개봉한 영화 <걷기왕>은 독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영화다. 10대들의 고민과 사회문제를 짚어내면서도 무겁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속도감과 조화를 자랑한다. 영화는 앞만 보고 달려도 도태될 것 같은 무한경쟁 시대, ‘걷기’와 ‘뛰기’ 사이에 있는 ‘경보’를 통해 나만의 속도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기파 배우 심은경이 ‘선천성 멀미 증후군’으로 탈것에만 오르면 속을 게워내는 고등학생 ‘만복’ 역을 맡아 캐릭터에 숨을 불어 넣었다.
만복은 집에서 학교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니느라 아침부터 피로가 쌓여 수업시간에는 엎드려 잠만 자는 아이다. 꿈도 열정도 없지만 걷는 것 하나는 자신 있던 만복의 ‘걷기 능력’을 비범하게 여긴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육상부에 가입하게 되면서 만복은 자신에게 딱 맞는 운동인 ‘경보’를 시작하게 된다. 육상부 에이스이자 지독한 연습벌레인 ‘수지’(박주희 분)는 태평하고 멀미도 이겨내지 못하는 만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신나는 일임을 알게 된 만복은 점점 경보에 진심을 담는다.
“자세를 곧게, 동작을 바르게, 하나둘, 하나둘. 경보 재미있네~”
만복은 자신을 무시하고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발톱 부상을 무릅쓰고 엄청난 거리를 걸어 경보대회에 참가한다.

뛰기보다 어려운 걷기, 경보
경보는 정확한 걸음걸이로 누가 얼마나 빨리 걷느냐 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다.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지거나 지면을 딛는 무릎이 굽혀지면 반칙이다. 영화에서 수지는 "경보에서 가장 힘든 건 뛰고 싶은 걸 참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약 없이 뛰고 싶은 욕망을 참고 정해진 규칙에 따르는 절제가 요구되는 것이다. 엄청난 지구력과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경보가 걷는 경기라고 해서 속도가 빠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경기에서 상위 기록을 내는 경보 선수들은 시속 15km의 속도를 낸다고 하니 일반인은 전력 질주를 해도 따라잡지 못할 속도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걷기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성인 남녀의 평균적인 걷기 속도는 시속 4㎞ 정도라고 한다. 운동 효과를 보고 싶다면 평소보다 보폭을 넓혀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미국국립암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40세 이후 빠르게 걸으면 수명이 2~7년 늘어나고, 일주일에 75분 동안 빠르게 걸으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 1.8년을 더 살고 사망 가능성도 19% 감소한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유산소 운동, 걷기
걷기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면서 전신 근육을 사용할 수 있어 다이어트가 필요한 젊은이들부터 건강 증진이 필요한 노인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백약도 무효하다. 평소에도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바른 자세란 똑바로 섰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가 일직선을 이루는 자세를 말한다. 옆에서 봤을 때 귀와 어깨, 고관절, 무릎 관절이 일직선이 되는 자세가 가장 바람직하다. 걸을 때는 턱을 앞으로 당기고 시선은 전방 10~15m를 주시하며, 팔은 힘차게 흔들고 발은 발뒤꿈치,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걷는 것이 좋다.
낙상 위험이 있거나 지팡이 등의 도구가 필요한 사람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보조도구의 도움을 받더라도 안전하게 운동할 것을 권한다. 특히 미끄러지기 쉽거나 추운 계절에는 보온에 더욱 신경 쓰고, 무릎, 발목 보호대 등의 안전 도구를 갖춰야 한다.

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걸으며 자신을 치유하는 <와일드>의 세릴
‘걷는 것이 바로 최고의 약이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많은 철학자가 걷기를 즐겼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생각은 전부 걷기에서 나온다”라고 했고 종종 스위스 알프스산맥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실의에 빠지거나 깊은 우울감을 느낄 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결책 중 하나가 ‘도보여행’이다. 5분만 걸어도 우리 몸은 천연 항우울제인 엔도르핀을 분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우울증을 완화한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와일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걷는 트래킹 영화다. 주인공 '셰릴'(리즈 위더스푼 분)은 고통을 마주하기 위해 걷는다. 가난과 가정폭력, 마약, 이혼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꺼져가는 인생의 불씨를 다시 살리려는 심정으로 PCT(Pacific Crest Trail)에 도전한다. PCT는 남미에서 북미를 가로질러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약 4,300km의 악명 높은 도보여행 코스다.
영화는 사막과 암반, 가파른 산길과 무릎까지 쌓인 눈밭을 제 몸만 한 배낭을 메고 걷는 94일의 여정을 따라간다.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혼자 감행하는 트래킹이라는 설정은 '셰릴 스트레이트'의 실화 수기를 바탕으로 했다. 낯설고 고통스러운 여행, 그 속에서 셰릴은 실패와 불운에 갇혀 자신을 혐오하며 살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을 찾기 위해 용기 있게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로 보는 걷기의 힘!

걷는 남자 하정우의 국토대장정, <577 프로젝트>
미국에 셰릴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맛있는 걸 먹기 위해 걷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고, 그냥도 걷는다”는 하정우가 있다. 하루에 5만 보씩 걷는다는 배우 하정우는 주변에도 걷기 예찬론을 펼치며 주변인들과 함께 걷기 위해서 '걷기학교'를 개교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수상하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을 하겠다”는 공약을 남겼는데, 정말로 다시 상을 받으면서 2012년 영화 <577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다. 서울부터 땅끝 해남까지 577km를 개성 넘치는 16명의 배우들과 함께 걷는 20일 동안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로맨스나 극적인 상황은 없지만, 하루에 30km를 걷는 강행군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해내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걷기의 힘
정약용은 ‘걷기’를 두고 ‘청복(淸福)’, 즉 ‘맑고 청량한 복’이라고 했다. 걷는다는 것은 몸을 살피는 동시에 복을 누리는 일이다. 걷는 건 누구에게나 언제든 이익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청명한 공기,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발밑의 낙엽. 가을은 왠지 걷고 싶은 계절이다. 길에는 온갖 살아있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과 식물들, 매일 변하는 날씨, 이름 모들 새들의 소리를 들으며 두 다리로 걷는 기쁨을 만끽해보자.

참고자료·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영화 스틸컷
<걷기의 말들> 이영미 저

※ 닉네임과 비밀번호 설정 후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