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이해해” “나도 같이 느껴” “난 네 편이야” 누구에게 들어도 좋은 치유의 말들이다. 이런 위로와 지지를 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날까. 예기치 못한 병마에 두려움을 겪고 그것을 이겨낸 의사의 진심이 담겨있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오늘도 오민석 전문의는 환자의 불안을 헤아리며 몸의 치료는 물론, 안심이라는 처방을 내리기 위해 힘을 쏟는다.
순환기내과 외래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맥경화증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주를 이룬다. 치료의 특성상 환자에게 ‘체중을 줄여라, 술 담배를 끊어라…’ 끊임없이 당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선생님은 눈높이를 맞추는 세심한 진료를 잊지 않는다.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고령화로 찾아오는 이러한 혈관질환은 체중조절과 운동, 금연, 규칙적인 약 복용 등 환자가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약의 효능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생활습관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 또한 치료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요. 처방한 약을 잘 드셨는지, 안 드셨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생활습관은 어떻게 조절할지 도와드리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기에 최대한 세심하게 살피고 자세히 설명하려 합니다. 당뇨환자분께 ‘단 것 드시지 마세요’라는 말보다는 ‘커피믹스 많이 드시나요? 당분이 많으니 끄트머리는 잡아서 설탕이 덜 들어가게 드세요’ 라고 말씀드린다든지, ‘삼겹살 좋아하세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 기름이 많은 삼겹살은 줄이세요’라는 식으로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대화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말씀드리는 것이죠.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예방법을 익히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니까요.
수 개월간 기다려 짧은 만남이 이뤄지는 외래진료. ‘환자와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선생님은 정확한 진료를 위해 ‘혈압 일기’와 ‘혈당 일기’를 작성하길 당부한다. 외래 진료에서는 환자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은 짧은 시간에 본인의 증상을 전달하셔야 하는 걸 잘 알고 계시고, 다음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시기도 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얻고 싶은 건 의사도 마찬가지예요.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려면 의사, 환자, 약, 이 세 가지의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의사가 적절한 처방을 내리고 약이 부작용 없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협조가 필요해요. 고혈압의 경우에는 혈압을, 당이 있다면 혈당을 매일 기록하는 일기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키트는 대부분 인증을 거쳐 나오기 때문에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선택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혈압의 경우 주의할 점은 측정하는 시간인데요, 보통 아침에 혈압이 높고 활동 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내 몸의 안정도를 생각해서 측정한 기록을 모아 평균을 내는 것이 의료진에게 도움이 됩니다. 고혈압과 당뇨, 이상지질혈증은 서로 묶여있는 질환이에요. 이중 한가지라도 있다면 나머지 질병도 따라올 수 있는 확률이 크기 때문에 건강한 식사와 운동, 술 담배 조절, 체중 관리와 함께 ‘내 몸은 내가 관리한다’는 인식으로 꾸준하게 정보를 기록하시길 바랍니다.
늘 섬세하게 헤아리고 다독이며 애정을 잃지 않는 의사. 환자들에게 그렇게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병도 있지만, 증상을 느끼는 즉시 순환기내과를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어떤 형태이든 가슴 쪽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순환기내과를 찾아주셔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가슴이 답답하다든지, 숨이 차다든지, 두근거림이 있을 때입니다. 위나 식도, 폐, 호르몬의 영향이나 심리적인 문제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심장과 큰 혈관이 원인이라면 응급인 경우가 생기거나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환기내과는 심장과 주변 장기들, 근육, 판막, 혈관의 병을 다루는 과입니다. 팔다리 중 어느 한쪽이 차갑거나 뼈나 근육, 인대의 문제가 없는데도 힘이 안 들어갈 때는 혈관의 병을 의심하고 내원하시길 권합니다. 중앙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한 의료의 정점에 있어요. 믿고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환자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고 친절하게 진료하듯, 읽기 힘든 의학서적도 쉽게 전달하고자 선생님은 그간 세 권의 책을 발행했다. 시간을 쪼개 학회 활동에도 열심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환자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다. 질병관리청에서 콜레스테롤 관련 자문을 맡고있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안내 책자를 제작하는 데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병원들이 함께 발전하고 환자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자 소규모 학회에도 몸담고 있고요. 책은 술술 읽히지 않는 심초음파 번역서들을 읽으면서 ‘글을 잘 쓰는 의사가 책을 내면 참 좋을 텐데…’라는 약간의 자만으로 시작했습니다. 다른 의사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좋은 반응에 자신감을 얻어 몇 권의 책을 더 발행했고, 분야를 확대하고자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전달하기에 앞서 읽는 사람이 쉽고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쓰는 것이 목표예요. 궁극적으로는 제 책을 통해 환자를 진단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선생님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모두가 ‘자신만의 쉼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젊은 시절 고된 수련을 거치고 이후에는 몸과 마음에 불편함이 있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 의사라는 직업입니다. 환자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워라밸의 기본은 일과 여가의 분리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청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의식으로부터 분리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분들께도 건강한 에너지와 처방을 드릴 수 있는 것 같고요. 만약 클래식 감상을 시작하고 싶다면, 지식 쌓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우연히 들었는데 좋다고 느껴지는 곡부터 찾아 감상해보세요. 취미는 온전히 나를 위한 것임을 기억하시고 무엇이든 ‘나만의 쉼표’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진료실 밖의 환자를 이해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오민석 전문의. 그것은 아마도 환자로서 겪었던 고통의 시간이 넓혀준 공감의 폭 때문일 것이다. 더 많은 환자를 위해 어떤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기를. 환자와 두터운 신뢰를 쌓아가는 그의 앞길을 응원한다. 뛰어난 의학 지식과 기술은 배울 수 있어도 환자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마음은 계량할 수도 없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지요. 진료실에서 ‘큰 병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던 말들이 내가 막상 환자가 되어 수술대에 올라보니 위로가 되지 않음을, 때로는 마음의 고통이 더 클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환자를 대하는 자세를 새롭게 정하는 계기가 되었죠. 저는 이제 건강한 의사로환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를 믿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며 곁에 서고 싶어요. 늘 섬세하게 헤아리고 다독이며 애정을 잃지 않는 의사. 환자들에게 그렇게 기억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