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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안심되는 여생을 위해 선택했지요”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전주보훈요양원 부부 입소 어르신·이선영 사회복지사·정경란 요양보호사
최근 요양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더 나은 생활을 위한 방편으로 요양원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집에서보다 요양원의 전문적인 돌봄이 훨씬 안심된다”는 김준용 어르신(91세)은 지난해 4월 전주보훈요양원이 개원하자 직접 방문해 시설을 확인한 뒤 아내 이귀순 여사(90세)와 함께 입소를 결정한 케이스다. 이곳에서 보낸 4개월, 두 분의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입소 어르신 부부가 얘기하는 ‘요양원에서의 하루’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선영 사회복지사, 정경란 요양보호사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
요양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초고령사회, 거동이 힘든 노부모의 돌봄 문제로 고민하는 사례가 늘면서 노인요양원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현대사회에 필요한 시설이지만 여전히 요양원은 많은 이들에게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편견은 바로 어둡고 폐쇄적인 분위기다. 김준용 어르신도 그랬다. ‘요양원은 죽을 날을 기다리며 생활하는 삭막한 곳’이라는 오해가 사라진 건 전주보훈요양원에 다녀가면서부터다.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서 입소자격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보훈요양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고향인 전주에 보훈요양원이 생겼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죠. 와서 봤더니 생각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어요. 밝고 깨끗하고 직원들이 참 친절했습니다. 여생을 의탁해도 되겠다는 믿음이 들었지요.”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
이선영 사회복지사는 전주보훈요양원의 가장 차별화된 점으로 ‘웰에이징(Well-Aging)’을 위한 생활환경 시설을 꼽는다. 웰에이징이란 노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남은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에 집중하고 있어요. 숲과 나무가 있고 햇볕과 통풍이 잘되는 쾌적한 시설에서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환자이기 전에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휴머니튜드케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전북권 최초이자 전국 8번째로 세워진 전주보훈요양원은 설립 단계에서부터 자연 친화적인 생활 공간을 위해 내·외부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어르신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힐링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다양한 복지프로그램과 건강상태에 따른 재활 치료서비스를 더해 어르신들이 삶의 재미를 느끼며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기요양 200명, 주간보호 25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이곳에서 사회복지사 5명과 요양보호사 76명, 물리치료사 2명, 작업치료사 1명, 간호사 7명, 시설관리직 등 120여 명의 직원들은 ‘요양원에서의 편안한 삶’을 고민하며 개개인에 맞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하고 평온한 생활을 위한 안식처
“하루 삼시 세끼 따뜻한 밥 지어주지, 물리치료 받고 싶으면 언제든 치료해주지, 즐겁게 노래도 하고 춤도 출 수 있게 해주지, 감사하죠. 그뿐인가요. 매일 씻고 손발톱 깎는 일까지 도와주시니 제가 되려 이분들을 존경해야죠. 아내에게 집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안 간다더군요. 여기가 천국이라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정경란 요양보호사는 “두 분은 남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사이좋은 잉꼬부부”라고 했다. 전주의 이웃 마을에서 만나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부부로 살면서도 기억나는 다툼 한번 없을 정도란다. 어르신이 입소를 결심한 것도 아내 이귀순 여사의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갑자기 집에서 쓰러진 아내가 구급대원의 처치를 받는 모습을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며 결단을 내린 것이다. 모시겠다는 자식도 있었지만 ‘너희도 힘들고 우리도 불편한 일’이라며 반기지 않았다. 그렇게 입소한 지 4개월째, 무엇보다 직원들과 일과를 함께하며 전문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부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삼시 세끼 균형 있는 식사,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는 활동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
“요양원에 오시면 외로울 틈이 없어요. 오래 누워만 계실 수도 없고요. 저희가 산책가자고, 운동하자고, 대화하자고 하실 때까지 권유하고 또 권유하거든요. 귀찮을 정도로요. 안 하시고는 못 배깁니다. 전주보훈요양원이 그런 곳입니다.”
부부가 입소한 첫날부터 살뜰하게 챙기는 정경란 요양보호사는 늘 웃는 얼굴로 긍정 에너지를 전하는 희망 전도사다. 그는 “친정어머니를 제대로 모시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게 되었지만, 전주보훈요양원이라면 어머니를 안심하고 모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직원들 모두 내 가족처럼, 내 부모처럼 어르신을 모시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심리안정치료실(스노젤렌)에서는 다양한 감각요법을 통해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고 치매 어르신의 안정을 돕는다.
한마음 한뜻의 올리사랑
치매나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은 완치가 어렵기는 하지만 꾸준히 관리한다면 증세를 완화하고 병이 악화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 요양시설을 찾는 환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이선영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오실 때는 무척 속상한 마음에 가족들에게 섭섭해하신다든지 주눅 들어 생활하는 모습이 초반에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스스로 결단해서 오시는 분들을 보면 자신감이 높고 누구보다 빨리 적응하며 적극적으로 생활을 즐기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보훈요양원을 삶의 종착역이 아닌, 하루를 알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고 오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윗사람에 대한 아랫사람의 사랑,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을 ‘올리사랑’이라고 한다. 전주보훈요양원이
이러한 마음을 담아 전하는 소식지 이름이기도 하다. “어르신들 곁에서 진심이 담긴 돌봄을 펼쳐 나가겠다”
다짐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올리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노년과 요양원에 대한 숱한 우려의 생각들이 사라진다. 삶이 고달팠던 시절에도 서로를 섬기며 가족에 대한 진심을 지켜온 부부, 그리고 새롭게 만나 함께 삶을 이어나가는 이들의 인연이 귀하고 소중하다.

새로운 희망이 된  전주보훈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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