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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공정, 부드러운 섬김의 리더십이상흔 대구보훈병원장을 만나다
이상흔 대구보훈병원장을 만나다
이상흔 대구보훈병원장을 만나다
지난 10월 취임식을 하고 대구보훈병원장의 자리에 다시 한번 서게 되셨습니다. 2013년 5월부터 4년간 대구보훈병원장을 지내셨기에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5년 만에 돌아와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동시에 공공기관 효율화, 코로나 대유행 등 엄중한 시기에 보훈의료서비스 현장에 다시 부름을 받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간 다져온 현장감을 최대한 발휘하여 누구나 오고 싶고, 근무하고 싶은 병원으로 만들어보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특히 내년 2월이면 개원 30주년을 맞는 대구보훈병원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습니다. 스스로 뜻을 세우고 설 수 있다는 이립(而立)의 나이가 된 대구보훈병원이 앞으로 더욱 깊게 뿌리내리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대구보훈병원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요?
그간 예측하기 어려운 코로나19로 인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제 펜데믹을 넘어 '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목에서 미래의료에 대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여 예측 불가한 변화에 있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때입니다. '공공보건의료최우수병원'에 선정된 우리병원은 심혈관 분야 진료 특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찾아가는 서비스 활성화 등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한 전문의료를 비롯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내년 후반기부터는 전문재활센터 건립이 시작되어 수준 높은 맞춤형 진료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공공의료의 범위와 가치가 확장됨에 따라 우리병원만이 할 수 있는 공공의료의 방향을 찾고 국가유공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임기 동안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계시는지요?
국가유공자의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만성질환자와 요양환자의 전문관리와 진료 시스템의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요양병동과 호스피스·완화의료서비스병동을 확대 운영하는 가칭 '요양전문관리센터'를 개설하여 급성기-재활-만성요양-재가로 이어지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우리병원은 지방보훈병원 중 가장 적은 대지와 건축면적으로 2007년 동관 증축, 2008년 서관 리모델링 후 건물 추가확보 없이 기존공간을 분할 활용하여 현재 공간 부족의 한계에 도달해 있습니다. 이를 이해 서관의 새로운 증축을 숙원사업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임기 동안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원장 재직 시 난청환자를 위해 인공와우를 통한 청각재활 전문화에 힘을 쏟으셨습니다. 느끼는 보람이 크실 것 같은데요.
약 4년 동안 45명에게 인공와우 시술을 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청력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척 중요합니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대화가 어렵고 그러다 보면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사회와도 단절될 수 있어요. 고령 환자에게서는 치매 확률이 약 5배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보청기가 소용없는 고도난청의 경우 인공와우 이식술로 청력재활 치료를 해야 하죠. 남들보다 먼저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분야에 뛰어들었고 한명 한명 특별한 사연을 가진 환자분들을 만났습니다. 단절된 이틀을 소리로 다시 세상과 이어주는 이과 의사로서 한평생 보낸 것에 보람을 느끼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원장님의 생활신조 혹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 이름은 서로 상(相). 기쁠 흔(欣) 자를 씁니다. 아버님께서 ‘너를 만나는 사람을 기쁘게 하라’는 뜻으로 지어주셨고 이를 필생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에게 웃음을 주는 유머도 좋아합니다. 사석에서 건배 제의를 할 때 ‘아이유’(아름다운 이 세상 유감없이 살자)나 ‘무한도전’(무조건 도와주고, 한없이 도와주고, 도와달라고 하기 전에 도와주고, 전화하기 전에 도와주자) 등을 외치면 분위기가 훨씬 좋아집니다. 유머는 단순한 웃음을 넘어 소통과 공감을 이루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애기애타(愛己愛他),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이것이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취미생활, 여가를 즐기는 방법이 있으신지요?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전시도 하고 작품집도 낼 만큼 사진 촬영도 즐깁니다. 직원에게는 늘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하는데요, 미켈란젤로가 87세에 로마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완성한 뒤 앙코라 임파로(Acora Imparo)란 글을 남겼으니 그 뜻은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 또한 마음을 낮춘 배움의 자세로 평생동안 성장하고자 합니다.
좋은 병원, 좋은 직장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기본적으로 상식과 공정이 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켜야 할 윤리와 인간의 보편적 가치관에 충실할 때 조직이 바르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병원, 좋은 직장에는 존경과 존중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구성원들의 관계가 원만할 때 조직문화는 활기를 띠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면서 창의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직장이 일하기 좋고 유쾌한 곳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SG 경영을 활성화하여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안전점검을 강화하여 사고 위해 요소를 개선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우분투(Ubuntu)’라는 말이 있습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함께 행복하기를 바랄 때 비로소 나의 행복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섬김의 리더십으로 헌신하며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으로 일하기 좋은 병원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고객을 행복하게, 보훈을 가치있게’라는 공단 슬로건처럼, 보훈가족과 국가사회기여자, 그리고 지역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가 있음을 명심하고 더욱 발전해나가길 바랍니다.
이상흔 대구보훈병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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