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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들의 말 못 할 고통,전립선 질환
2000년 영화 <그린 마일>, 2012년 영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2015년 영화 <화장>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모두 전립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립선염은 남성의 절반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며, 전립선비대증은 50대 이상 남성 7명 중 한 명 꼴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점점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만성적이면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전립선 질환을 알아보고 예방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전립선 질환전립선 질환
젊은 남성 위협하는 전립선염
먼저 2000년 개봉한 ‘그린 마일(The Green Mile)’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사형수들만 수감된 E구역 교도소를 배경으로 교도관 폴 에지컴(톰 행크스 분)과 소녀 살해범이라는 누명을 쓴 흑인 사형수와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린마일은 사형수가 마지막으로 형을 집행 받기 위해 걸어가는 녹색 바닥을 뜻한다. 영화에서 폴은 소변을 볼 때마다 ‘마치 면도날로 베는 것 같다’며 힘들어한다. 배뇨장애와 함께 통증, 성기능장애, 오한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미루어 볼 때 세균성 전립선염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전립선 질환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35년에는 치료용 페니실린이 일반병원에 보급되기 전이라 세균성 감염질환은 불치병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교도관 폴이 서 있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워하자 사형수는 그를 철장 가까이 오게 하고, 신비한 초자연적 능력으로 병을 치료해준다. 미심쩍어하며 화장실로 폴은 오랜 지병이 씻은 듯 낫게 된 걸 알게 된다. 통증 없이 시원하게 소변을 보며 행복해하는 그의 표정에서 그간의 고통을 읽을 수 있다.
오늘날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의 치료는 적어도 14일 동안 꾸준히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정맥주사를 통해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의 경우는 대부분 4주~12주 동안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며 효과가 없는 경우 장기간 저용량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다른 전립선 질환과 달리 전립선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세균성 전립선염은 대개 대장균이 요도로 부터 상행감염을 일으키거나 전립선으로 역류할 때 발생한다.
전립선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중앙보훈병원 비뇨의학과 류재현 전문의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회음부를 압박하는 자세, 즉 너무 오래 앉아있거나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좋지 않다”며 “평소 좌욕과 반신욕 등 온욕을 자주 하는 것이 회음부의 혈행을 좋게 해 전립선 건강에 좋으며, 주 1회 정도의 성생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50대 남성의 대표적인 질환,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50대 이후 남성 절반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변을 보기 힘들고 소변 줄기가 약해지며 소변을 봐도 남아있는 듯한 불편함을 느끼는 등 다양한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2015년 개봉한 영화 <화장>에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소변 주머니를 몸에 차고 다니며 고통을 겪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소설가 김훈의 동명 단편소설을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뇌종양을 앓던 아내의 죽음과 회사의 젊은 여직원에 대한 사랑이 교차하면서 중년남성의 고뇌와 피로를 사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영화 제목 <화장>은 죽은 아내의 화장(火葬)과 매일 마주치는 젊고 매혹적인 여직원의 화장(化粧)이라는 중의적 의미로 각각 죽음과 삶, 허무함과 욕망을 나타낸다.

화장품회사의 중역인 오 상무(안성기 분)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을 보지 못해 비뇨의학과를 찾아 도뇨관으로 소변을 뽑는다. 영화는 50대 후반 남성이 겪는 스트레스를 ‘방광의 불편함’으로 표현한다. 배우 안성기는 출연 소감에서 “오 상무는 아내는 아프고 자식은 미국으로 떠난다고 하고 혼자인 인물이다. 또 전립선비대증이 심각해서 항상 방광이 꽉 찬 느낌을 표현해야 했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연기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2년 개봉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Trouble with the Curve)’는 이러한 불편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나온다. 외형상 영화는 야구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평생 프로야구 스카우터로 살아온 늙은 아버지 거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와 성공한 변호사가 되려는 딸 미키(에이미 아담스 분)의 화해에 관한 이야기다. 나이가 들어 눈도 나빠지고 시대에 뒤떨어져 은퇴를 강요받는 주인공이 마지막 출장 여행을 딸과 동행하면서 가족애를 회복하고 노년기라는 인생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아침에 일어난 주인공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변기 앞의 벽을 잡고 서서 쪼르륵 소리와 함께 힘을 주며 애쓰는 장면이 무려 30초간 계속되다가 드디어 ‘이제야 살 것 같다’는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주인공의 나이 듦을 배뇨장애, 그중에서도 소변을 시작하기가 힘든 전립선비대증 증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제목인 는‘커브를 못 치는 타자’라는 뜻도 있지만 ‘인생 굴곡에서 겪는 어려움’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전립선 질환
전립선비대증, 노화 현상이 아닌 치료해야 할 질환
전립선은 배뇨기관이 아니라 남성의 생식기관으로 정자를 보호하고 정액의 일부를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방광 입구에 위치해 요도를 감싸고 있어 비대해지면 요도를 눌러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을 일으킨다. 전립선은 40대 이후 커지기 시작해 50대 중반이 되면 정도가 심해져서 여러 가지 배뇨증상을 일으키는데 60대에는 60%, 70대에는 70% 이상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영화 <화장>에서 주인공이 찾아간 병원의 의사는 전립선비대증을 병이 아닌 일종의 노화 현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은 불편함을 그냥 감수해야 하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의학적 도움으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노인성 질환으로 보는 것이 맞다. 영화에서 의사는 주인공의 배를 만져보고 ‘엄청나게 커졌네’라면서 전립선의 상태를 진찰한 듯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아랫배를 만져서는 방광의 팽만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전립선비대증의 상태 파악은 불가능하다. 전립선 진찰은 직장에 검지손가락을 넣어 시행하는 직장수지검사로 하는데 정확한 전립선의 크기는 경직장 초음파촬영으로 측정한다. 직장수지검사 결과 종양이나 결절이 만져지거나, 검사자가 조직을 눌렀을 때 피검사자가 통증을 느낀다면 이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증상 없어도 정기적인 건강검진 필수
류재현 전문의는 “환자 대부분 ‘나이가 들면 으레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증상을 가볍게 여기다가 증상이 심해지거나 방광 결석,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는 요폐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왔다가 전립선암이나 방광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라며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의 크기가 더 커지고, 증상이 나빠지므로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하게 관리하고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요법, 운동, 체중조절을 하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참고자료·사진 출처
<가슴에 피어나는 꽃> vol.76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헬스경향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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