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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이라는 첨단의료로 환자 만족도를 높이다중앙보훈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500례 달성
지난 11월 24일 중앙보훈병원에서는 비뇨의학과 로봇수술 500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가 중앙관 3층에서 열렸다. 2020년 10월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Xi를 도입한 지 2년 만에 500건의 수술을 해낸 것이다. 특히 처음 장비를 도입할 때의 목적대로 고난도 악성 종양 수술만을 시행하여 이뤄낸 성과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로봇수술을 집도한 이정기 서울요양병원장(비뇨의학과)은 "500례 달성에 앞서 더욱 뜻깊은 것은 수술로 건강을 회복하고 감사를 표하는 환자분들"이라며 "앞으로 경험치 높은 술기를 통해 더 많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신뢰를 얻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정기 원장을 만나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과 비뇨기질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한 그간의 숨은 노력을 들어본다.
중앙보훈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500례 달성

2년 만에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했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 2020년 10월 30일 첫 수술을 집도할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믿고 맡겨주신 환자분께 감사한 마음이었고, 저를 비롯한 전 의료진이 좋은 성과로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70대 중반으로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받으신 환자분은 지금도 저에게 내원하시는데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은 다른 병원에도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특히 우리병원에서는 악성 종양만으로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달성한 성과이기에 더욱 값지게 생각합니다.
중앙보훈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500례 달성
로봇이 수술을 한다?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비뇨의학과에서 시행 중인 로봇수술과 500례 가운데 질환 비율이 궁금합니다.
로봇수술은 1980년대 말 전쟁 중에 원격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개발되기 시작해 1999년 다빈치 로봇이 출시되었고, 2000년 첫 수술이 FDA 승인을 받아 시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한적인 수술에서만 사용되다가 현재는 비뇨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등으로 확대되어 사용 중입니다.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절제술, 신절제술, 신요관절제술, 방광 전립선 전적출술, 신우성형술 등에 로봇수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500례 중 비뇨의학과 수술이 90% 이상에 달할 만큼 비뇨질환에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질환 비율을 보자면 전립선암 수술이 73%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신장암 수술 56례, 신우 및 요관암 수술 18례, 방광암 수술이 8례이며, 이 밖에 외과에서 47례, 산부인과가 2례를 차지합니다.
4세대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Xi 도입 의의와 로봇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로봇수술은 연간 4만 건 이상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암 95%, 신장암 70% 이상에서 시행되어 현재 고령층 환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비가 되었죠. 그러나 아직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고가의 수술이기에 중앙보훈병원에서 수술용 로봇 도입을 통해 국가유공자 환자분들에게 금전적인 측면이나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수술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최소침습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다빈치Xi를 이용한 로봇수술은 의사가 환자의 환부를 실제로 개복하지 않고 환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뒤, 3차원 확대 영상의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하여 진행하는 수술방법입니다. 출혈이 적고 흉터가 작으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죠. 의사는 몇 미터 떨어진 콘솔에서 원격조정하여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술 부위가 10배 이상 확대되기 때문에 직접 개복하여 눈으로 볼 때보다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고, 수술하는 의사의 손 움직임이 디지털화되어 미세한 손 떨림을 잡을 수 있기에 더 안전하고 섬세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중앙보훈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500례 달성

장비의 우수성 못지않게 장비를 운용하는 집도의의 능력 또한 중요할 텐데요, 로봇수술 500례를 돌파하기까지 어떤 과정과 노력이 필요했나요?
개복 및 복강경 수술에 상당한 경험이 있는 우리 의료진들이라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으나 이전 수술들과는 전혀 다른 접근과 노력이 요구되어 초기에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도입이 결정된 뒤 훈련용 장비를 이용해 연습을 거듭했고, 여러 병원의 경험 많은 멘토들을 찾아가 보고 배우면서 간접 경험을 쌓았습니다. 수술에 앞서서는 시술의와 수십 명의 간호사가 서울대병원에서 실전 연습을 하는 등 전 의료진이 성공적인 로봇수술을 위해 애써왔습니다. 이제 로봇수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의학 분야의 선두에 있으며, 점차 일반적인 수술 치료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일이 모든 환자분에게 로봇수술의 장점을 설명해드렸으나, 지금은 환자분이 먼저 로봇수술을 원하는 경우도 많고 주변의 추천으로 오시기도 합니다. 많은 경험이 쌓인 만큼 안심하고 저희에게 맡겨주셔도 됩니다.
중앙보훈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며 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으셨습니다. 내년이면 20년인데 감회가 새로우실 듯합니다.
이곳이 내 집이고 환자들이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자들과 시간을 보내고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그만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의미지요. 그러므로 질환으로 불편하고 힘든 환자들에게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드리고 싶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장비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로봇수술 도입에 힘을 쏟았습니다. 20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당시 전문의 3명이었던 비뇨의학과가 지금은 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치료와 연구를 아우르며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의료진과 병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앞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더욱 수준 높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수술이 많은 외과 의사로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의사와 병원은 공공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로봇장비 도입 초기부터 고난도의 악성 종양 수술만 시행하기로 한 것도 상업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본연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갖추어야 하고, 의사는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며 어떤 수술이 환자의 상황에 최선일지 선택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라는 본연의 가치를 늘 염두에 두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죠.
중앙보훈병원 비뇨의학과의 비전과 더불어 개인적인 바람은 무엇인가요?
우리병원 비뇨의학과 외래진료 인원은 연간 9만 명 이상으로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많습니다. 개복과 복강경, 레이저, 로봇까지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하는 만큼, 앞으로 공간과 인력을 확충하여 환자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료가 가능한 비뇨의학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로봇수술 장비의 추가 도입을 통해 더욱 빠른 혜택과 좋은 치료 성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비뇨질환 치료에 있어 더욱 정교한 수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믿고 찾아오신 모든 환자분이 만족스러운 진료와 수술을 받고 가시는 중앙보훈병원 비뇨의학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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