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 & 인술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인쇄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노력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의 약국에서 시간을 보냈던 소녀는 자연스럽게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데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리고 신경과 혈관을 다루는 신경과 의사가 되어 특유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질환은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밝혀지지 않은 병의 기전을 밝혀 새로운 치료의 길을 만들고 있는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를 만나본다.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뇌 신경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노인에서 유병률이 높은 뇌졸중과 치매, 파킨슨병을 세부 전공하여 높은 전문성을 지닌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전문의. 그중에서도 강민주 전문의는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치매 연구에 뛰어든 의사다.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을 통해서는 보훈병원 최초로 특허 출원된 후 기술이전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우리 몸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당독소, 다른 말로 최종당화산물은 만성 질환의 병인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어요. 이번에 발표한 '최종당화산물과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은 알츠하이머병에서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가장 연관성이 높은 특정 최종당화산물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는 의의가 있습니다. 지난 10월에 열린 보훈의료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진료과 부분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여기에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중앙보훈병원 내 '보훈의학연구소'라는 잘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 행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손발이 잘 맞는 연구진들과 함께 노력한 시간이 쌓여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어려운 학문에 대한 도전으로 신경과를 선택했다'는 선생님은 진료와 연구로 쉴 틈 없이 바쁘면서도 늘 새로운 연구에 대한 갈망이 크다.
뇌 신경 장애가 발생하면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신경계를 전부 체크해야 하므로 꼼꼼함과 성실한 진찰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내 치료의 결정이 환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므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요.
뇌 질환, 특히 신경계 질환은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병의 기전을 연구하고 수많은 질환의 진단과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찾는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질환에 특이도가 높으면서 쉽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직접 기업을 설립해 운영해보고 싶은 꿈도 있고요. 궁긍적으로 진료실에서뿐만 아니라 연구 활동을 통해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

'기억력이 떨어진다', '손이 떨린다', '성격 변화가 생겼다',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생님을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주요 증상들이다.
기억력 감퇴를 치매 가능성으로 보고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령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기억력 감퇴의 경우에는 '신경심리검사'라고 하는 인지기능검사를 하고,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 MRI 검사, 핵의학 검사를 통해 유발할만한 질환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우울증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을 '가성치매'라고 하는데 치료를 통해 우울증에서 벗어나면 저하됐던 인지기능과 기억력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어지럼증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럴 때는 뇌 MRI 검사와 안진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은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영양소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고 뇌졸중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생기는 등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므로 발생한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다. 그러나 원칙대로 진료하면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신경과를 찾아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떨림 때문에 젓가락질이 잘 안되고 컵을 드는 것조차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손 떨림 원인 중 하나로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본태성 떨림증'인 경우가 많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파킨슨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뇌세포의 소실에 의해 발생합니다. 몸이 떨리고 근육이 굳어지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등의 몸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고 이런 운동 장애가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수면장애, 우울감, 변비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치료는 도파민을 함유한 약을 복용하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약물 조절만으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면 '뇌심부 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요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퇴행성 질환이고, 저도 외래진료를 하면서 환자가 늘고 있다고 체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퇴행성 질환 중에서도 연구가 잘 되어있는 질환이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고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뭘 먹으면 나을 수 있을까요?" 내원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유독 먹는 것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는 환자들에게 선생님이 내리는 처방은 무엇일까?
제가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첫째, '나쁜 것은 하지 말기', 두 번째는 '운동'입니다. 나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술, 담배, 기름진 식사입니다. 환자분들 가운데는 술, 담배는 하시면서 몸에 좋은 것들을 찾아 드시려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충제의 치료와 예방 효과에 대한 임상 근거는 대부분 뚜렷하지 않습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 건강식품이나 보신 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여행을 통해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제가 주로 진료하는 퇴행성 뇌 질환에서 중요한 것이 신체활동과 사회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인데, 실제로 외출해서 운동하는 것이 약물 효과만큼 증상 개선이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운동은 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동반 질환부터 체중 관리까지 도움이 되며 활발한 사회 활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울증 해소까지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활동입니다. 노년층에서는 사회적 고립이 우울증이나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파킨슨병에서는 서동증(움직임이 느린 증상)이나 보행장애 등 핵심 증상에서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으로서 가장 권고해 드리고 있어요.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이 늘어가는 시대. 선생님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의술만이 아니라는 것을, 위로와 공감 또한 의사가 할 수 있는 치료의 한 영역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아버지가 또는 어머니가 왜 저런 행동을 할까?'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치매를 보는 의사로서 그런 부분을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환자의 심리상태나 감정을 대신 전해주는 역할을 하려 노력합니다. 가령 환자가 밤에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고 할 때, 사실 본인은 조용한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공동묘지를 밤에 혼자 걷는 것 같은 상태라고 설명하면 보호자가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하죠. 환자의 폭언이나 의심, 난폭한 행동 또한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하듯, 뇌에 병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일 뿐 보호자를 향한 진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면 상처받을 이유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치료의 방향 또한 보호자의 편의가 아닌 환자에게로 오롯이 향할 수 있고요.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행복할 권리를 생각하며 공감과 위로를 통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닉네임과 비밀번호 설정 후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