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주의보 짜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과 활동량이 부족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담석증’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급증하는 담석증은 담즙의 구성 성분이 돌처럼 굳어져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 기능 이상이나 급성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담석증에 관한 궁금증을 전문의의 10문 10답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1. 담낭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담낭(쓸개)은 서양배 또는 가지 모양의 물(담즙) 주머니로서 우리 몸 안의 간 아래쪽에 매달려 있습니다. 담낭 안의 담즙(쓸개즙)은 담낭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간이 만듭니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받아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하며 담즙 안에 있는 수분이나 전해질(염분)을 재흡수하여 농축시키는 일을 합니다. 담즙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여러 소화액과 섞이면서 소화 기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담석은 왜 생기나요? 담석은 담낭뿐만 아니라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흘러 내려가는 모든 길목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담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간내 결석, 담도 결석 또는 담낭 결석으로 달리 부릅니다. 담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간에서 담즙을 생성할 때 담즙의 구성 성분인 콜레스테롤, 레시틴, 담즙산 등의 구성비가 적절하지 않아 콜레스테롤 과다 함유로 인한 과포화, 담즙이 흐르는 길목, 즉 담도에 막이 있거나 좁아져 흐름이 늦어지는 경우, 기생충이나 미생물에 의한 만성 염증이나 자극 등에 의해 생깁니다. 그뿐만 아니라 혈액 내의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어 빌리루빈의 양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입니다. 최근에는 바쁜 현대 생활 또는 미용 등 목적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담낭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것 또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3. 담석에도 종류가 있다던데? 앞서 이야기한 담석 형성의 원인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 색소성 담석, 혼합형 담석 등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의 과포화로 인해 생기는 것이 콜레스테롤 담석이고, 기생충 등에 의한 감염, 빈혈, 용혈성 질환 등에 의한 빌리루빈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것은 색소성 담석으로 주로 검은색을 띱니다. 이런 양측의 성격이 섞여 있는 것이 혼합형 담석입니다. 요즈음 우리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4. 어떤 검사로 담석증을 진단하게 되나요? 담석증의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가 가장 우선입니다. 의사에게 본인의 불편한 증상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첫 번째죠. 이후 의사는 세심하고 꼼꼼하게 판단하여 검사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꼭 복부초음파 검사를 함께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 식단에 맵고 짠 음식이 많고, 복잡한 현대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생각하여 ‘위염이겠거니’ 하고 위내시경 검사만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명치 또는 우 상복부 부위가 불편하거나 오른쪽 어깻죽지 깊은 곳에서 ‘담 걸린 듯’한 증상이 있으면 위내시경과 함께 복부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빠른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담낭이 아닌 담도 결석이나 간내 결석의 경우에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 필요합니다. 전문적인 의사의 도움을 빨리 받으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5. 담석증 치료법을 알려주세요. 콜레스테롤 담석의 경우 약물을 선택할 수 있으나 치료 기간이 매우 깁니다. 동양인의 경우 순수 콜레스테롤 담석이 적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나이, 동반 질환 등)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있지만, 약물치료의 효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약의 부작용, 간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 등의 경우 약물을 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을 가진 담석증이라면 수술적인 방법을 추천합니다. 통증을 유발했거나 합병증(급성 담낭염, 췌장염 등)을 일으킨 적이 있는 담석과 3cm 이상의 큰 돌은 제거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복강경에 의한 담낭절제술이 흔히 시행되어 수술 후 수술 자국을 크게 남기지 않고 입원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담관결석이 동반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런 경우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 조영술(ERCP)을 시행합니다. 6. 담석이 생기기 쉬운 유형이 있다던데? 담석증의 위험이 많은 5F가 있다고 합니다. 즉 Female(여성), Fat(비만), Fair(서양인, 이는 식습관의 서구화로 최근 대체되는 경향), Forty(40대 이후), Fertile(임신으로 위험 증가)입니다. 대체로 담석증 발생 가능성이 큰 경우는 비만이거나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섭취가 많은 경우, 과도한 다이어트 등으로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발한 경우, 60대 이상의 연세, 가족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많이 줄었으나 민물회를 즐겨 먹어 간흡충(간디스토마)에 감염된 경우에도 담석증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7. 담석증으로 담낭(쓸개)을 떼어내면 쓸개즙 분비가 안 되나요? 앞서 담낭은 간에서 만든 담즙(쓸개즙)을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한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따라서 담즙은 간에서 만들기 때문에 담낭을 제거한다고 해서 담즙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저장하고 농축하는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갓 만들어진 담즙이 곧바로 소장으로 내려가 이로 인한 자극으로 설사를 하거나 과식, 폭식을 한 경우 소화장애를 겪을 수는 있으나 크게 장애를 느끼는 수준은 아닙니다. 8. 담석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무증상의 담석은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담낭 결석의 약 50%는 증상 없이 살다가 신체검사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세심하게 병력 검사를 한다면 무증상이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름진 식사 후 불편함을 느껴 본인도 모르게 그런 식사를 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 또한 증상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돌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큰 바위가 하수도 길을 막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돌이 물길을 막듯 작은 담석도 충분히 환자를 괴롭히고 담낭을 빠져나가 더 큰 문제인 담관염, 췌장염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반면 큰 바위 밑에 있는 풀이 자라지 못하듯 큰 담석이 증상 없이 오래 있다 하더라도 담낭 점막이 손상을 받아 만성 담낭염으로 진행합니다. 담석이 직접적으로 담낭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지만, 담낭암 환자의 80%에서 담석이 발견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따라서 담석이 있으면서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고 소화장애 등의 경험이 있다면 조기에 수술하는 것을 권합니다. 9. 담석 제거 수술 과정이 궁금해요. 수술방법은 1990년대 이후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 절제술로 대체되었습니다. 물론 드문 경우, 어쩔 수 없이 개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구멍을 여러 개 뚫느냐, 단일공 수술을 하느냐의 선택이 있지만, 무엇보다 해당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담낭 제거 수술 후 관리법을 알려주세요. 수술 직후에는 담당 의사의 지시를 따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담낭이 없으면 담즙도 없다’는 오해로 평생 고기를 먹지 못하고, 먹는 경우 삶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이는 오해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담낭 제거의 경우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기능만 잃었기 때문에 지나친 과식, 폭식만 피하시면 됩니다. 때에 따라 수술 직후 대변이 무르고 자주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대개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아주 드물게 수술 후 고생하는 환자가 있습니다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므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