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도 쉬지 않고 생각하고 기억하며 상상하는 기관 뇌. 약 1,300g 정도의 무게를 가진 뇌는 신체의 5% 가량을 차지하지만, 산소를 가장 많이 쓸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 다른 장기와 달리 5분만 혈액이 전달되지 않아도 생명을 위협하고, 뇌의 각 부분에 따라 발생하는 질환의 형태도 달라 대처법도 복잡하다. 중앙보훈병원 신경과에서 뇌의 비밀을 탐구하며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는 주재정 전문의를 만나 다양한 질환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켜 미로처럼 만들어진 뇌는 아직 풀어야 할 것이 많은 미지의 세계이자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장기다. 주재정 선생님이 신경과에 마음이 끌린 이유다. 뇌는 '작은 우주'라 불릴 만큼 정교하게 진화해 그 안에 감춰진 것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전공을 전하던 시기, 한 가지를 파고들면 진득하고 꼼꼼하게 답을 찾아가는 제 성격과 잘 맞을 것 같아 신경과를 선택했죠. 신경과에서는 뇌와 말초신경, 근육 등을 연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진료합니다. 주로 뇌졸중, 뇌혈관질환을 비롯하여 간질, 두통, 어지럼증과 파킨슨병, 치매, 이상운동질환, 근육 및 말초신경질환 등을 다룹니다. 손, 발이 저리고 떨리거나 의식장애, 안면마비, 경련발작, 실신, 신경통, 하반신 마비, 감각장애, 보행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과를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질환, 특히 뇌 질환은 한번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평생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헤아리며 최신 치료법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죠. 특히나 중앙보훈병원은 제가 신경과 전공의 수련 과정을 거치며 국가유공자 환자를 돌본다는 보람을 느꼈던 곳입니다. 이전과 비교해 더욱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의 제가 있게 해준 고마운 분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해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기억력 장애를 호소한다. 깜빡깜빡 잘 잊는 증상이 생겨 '혹시 치매가 아닐까?' 두려운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우선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를 말씀드리자면, 건망증은 기억 능력에만 국한될 뿐 다른 인지능력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집 안팎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조금 불편할 뿐 큰 지장은 없죠. 반면에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도 공간지각력, 계산능력, 판단 능력 등이 점차 떨어지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감퇴하는 경과를 보입니다. 기억력만 볼 때도 차이가 있는데요, 건망증 환자는 자세한 부분을 기억 못할 뿐 전체적인 것은 알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귀띔해주면 대부분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내는 반면, 치매환자는 이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옆에서 힌트를 줘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지난주 명절 때 가족들이 모였는데 누가 무슨 사정으로 못 왔더라?"라고 한다면 건망증이고, "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고 하면 치매에 의한 기억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단순 건망증으로 보이는 기억력 장애라 하더라도 횟수가 잦아지거나 정도가 잦아지면 치매 초기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가를 찾아 평가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초신경과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근전도 검사실에서 환자를 보는 모습 지난 20년 동안 밝혀진 뇌에 관한 지식은 과거 200년 동안 쌓인 지식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치매를 치료하는 획기적인 약은 없다. 체념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선생님은 초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긴 동행을 약속한다. 60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조기검진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보훈병원 신경과에서는 전문의의 진찰과 자세한 신경심리검사를 받고 뇌 CT와 MRI, 뇌 PET, 혈액검사 등을 통해 치매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뇌가 많이 약해져 있다'는 말에 낙담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많이 봅니다. "치매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약물복용으로 치매 증상을 호전시키고 증상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죠. 다행인 건 치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약들이 시도되고 있고 머지않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바뀔 거라는 겁니다. 그때까지 제 하루하루가 환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경과를 찾는 고령 환자들에게 두통과 어지러움은 흔한 질환이다. 최근에는 뇌졸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이러한 증상을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아졌다. 뇌는 좌·우측, 또한 각 부분에 따라 기능이 달라서 뇌의 어떤 부위에 손상이 왔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합니다.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서 서서히 증상이 악화한다면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피부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뇌졸중에 의한 증상이라면 한쪽 팔다리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쪽 다리 혹은 양쪽 팔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뇌졸중에 의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두통과 어지러움이 나타날 때는 마치 '벼락이 때리는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극심한 두통이나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휘청 걷는 정도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거나, 뒷목이 당기고 뻐근하며 손발이 저리고 팔다리가 뻣뻣한 경우, 이는 뇌졸중과 관련이 없어도 다른 질병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후유증이 남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혈관이 막혔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전과 다름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는데, 뇌졸중의 약 85%가 뇌경색입니다.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현 4.5시간 이내라면 정맥 혈전용해제를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일하던 중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곧바로 내원하신 60대 남성분이 이 방법으로 후유증 없이 바로 퇴원하신 케이스가 있습니다. 증상 발현 8시간 내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뇌 내 혈전이 제거되어 중요 혈관이 재개통되면 절반 가까운 환자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고요. 이처럼 뇌졸중은 최대한 빨리 치료와 시술을 하는 것이 예후를 결정하므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병원에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보다 중요한 건 예방'임을 강조하는 선생님은 질병뿐만 아니라 사람을 보는 진료를 위해 노력한다.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원인을 들여다보면 결코 느닷없이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수년에 걸쳐 천천히 뇌혈관에 문제가 쌓이다가 더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증상이 나타나요.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인자를 먼저 발견하고 조절하는 것이 가장 최선입니다. 대표적 위험인자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을 관리하고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알지만 실천이 쉽지 않죠. 환자들을 이해시키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하려면 환자와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신중하게 환자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의사라는 믿음을 가지고 질병 극복에 앞장서려 합니다. 환자의 상태와 환경, 앞날을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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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2024.02.26
지난 2월7일 피부과에서 진료를 마치고 집(인천)에 가든중 전철에서 의식을 잃어 119에실려 인천길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여 13일에 퇴원했는데 척추압박골절과 갈비뼈3번과7번사이 5대가 금이가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으며 2월20일 신경과 가는날인데 못가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