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하기 기억은 물론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만드는 치매는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손꼽히지만, 경도인지장애부터 관리한다면 어느 정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노후를 위협하는 치매의 예방과 관리, 진단법 등을 전문의의 10문 10답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치매는 어떤 병이고 건망증과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치매란, 인지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에 장애가 생기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인지기능이라는 것은 기억력을 포함하여 길 찾기 능력, 성격, 판단력, 계산능력, 언어능력 등 인간의 다양한 고차원적 뇌 기능을 말합니다. 따라서 건망증이 있다고 해서 이것을 모두 치매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각종 스트레스나 우울증, 갱년기 증상, 건강염려증, 갑상샘기능저하증이나 비타민결핍증 등 내과적 질환이 있을 때에도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초기 치매 증상 중에서 가장 흔한 것도 역시 기억장애이므로, 건망증의 빈도가 잦거나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어버리는 증상이 있다면 치매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망증 때문에 검사를 받았을 때, 실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노화 과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호소하지만 검사에서는 정상에 속하는 경우 '주관적 인지저하'라고 부르며, 나중에 치매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에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치매의 초기 증상 및 전조 증상을 알려주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초기에 기억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가 힘들거나 얼마 전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버려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또,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가지고 갈 물건을 놓고 가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말을 하거나 글을 읽기가 힘들어집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고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글을 읽을 때도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야 이해가 됩니다. 3.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나요? 종합검진에서 치매를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던데? 최근에는 종합검진을 할 때 간단한 인지검사를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에서 모호한 결과가 나왔다면, 치매의 진단을 위해 무엇보다 치매 전문의와의 자세한 면담과 신체 진찰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서 인지기능의 장애가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기억력을 포함한 모든 인지 영역에서 각각 어느 정도의 문제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 및 CT/MRI 등의 뇌영상검사 등을 포함한 정밀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 혹은 정신적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치매가 올 수 있나요?
노인성 우울증에서 기억력 저하, 주의력 결핍 등의 인지기능 장애가 흔하기 때문에 치매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장애와 치매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인자이기도 합니다.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2~3배 정도 높습니다. '화병'은 우리나라 문화권에서 보이는 독특한 형태의 질환으로, 오랜 기간의 억울함, 분노의 억압 등으로 발생합니다. 최근 스트레스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스트레스는 뇌의 코르티코트로핀분비호르몬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다시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의 생산을 자극하고, 뇌 내 기억력과 관계된 영역인 '해마'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5. 치매를 치료하는 진료과는 어디인가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매 관련 진료를 시행합니다.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매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만 6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 검진을 시행하여 치매 의심 환자를 선별하여 추가 진단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6. 환자 본인에게 치매를 알려야 하나요? 다른 모든 환자와 마찬가지로 치매 환자도 자신의 질병 상태를 알 권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초기 환자는 본인의 인지장애에 대한 병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약물치료를 하는 목적이 현재의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고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차분히 설명해 드리면 가족이나 의료진의 권고에 동의하고 치료적 개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인지장애에 대한 부정을 하는, 즉 병 인식이 없는 환자는 치매가 심해진 상태이거나, 환자 자신이 인지장애 증상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불안해하는 단계일 수도 있으므로, 환자의 자존심을 최대한 배려하여 반응을 살피면서 치매 진단에 대해 얘기해 보아야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가족이나 주변인 모두가 환자를 돕고 지지할 것임을 알려 안정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치매는 유전이 되나요? 된다면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치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나 대부분 유전이 아닙니다. 일부에서만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치매의 유전적인 병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원인을 규정짓기가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몇몇 알려진 유전적인 치매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발성 가족형 알츠하이머병(65세 이전 발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약 1%를 차지하며 상염색체 우성형태로 유전됩니다. 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은 아포지질단백질 E4유전자를 가진 경우에 없는 경우보다 3~4배 정도 위험도가 높습니다. 8. 치매가 나타나면 이전 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한가요? 치매는 불치병이라는 그간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주변에서 봐왔던 치매 환자들의 경과를 떠올리며 미래의 망가진 자기 모습을 상상하면서 불안감에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서 '부정'하려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려 주어야 합니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치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치매는 조기의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치매치료제의 최근 개발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2021년 6월 7일 미국 FDA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으로 개발한 아두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하였습니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이며,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태생리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첫 치료제입니다. 아두카누맙이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승인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10.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은 무엇인가요?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치매 예방수칙은 3권(勸)·3금(禁)·3행(行)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권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3금은 ▲술은 적게 마시기 ▲금연하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3행은 ▲정기적으로 검진받기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60세 이상부터는 매년 치매 조기 검진받기입니다. ‘진인사대천명고’는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입니다. 진: 진땀 나게 운동하라, 인: 인정사정없이 담배를 끊어라, 사: 사회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라, 대: 대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라, 천: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마라, 명: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하라, 고: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을 조절하자. 치매 예방의 핵심은 위험요인을 줄이고 보호요인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간단한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서도 치매의 발병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