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보훈병원 전문재활센터가 12월 14일 완공식을 개최하고 새롭게 문을 연다. 연면적 8,380㎡의 넓은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114개 병상 규모로 건립되어 광주·호남지역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재활을 전담할 예정이다. 완공을 앞두고 찾은 광주보훈병원 전문재활센터는 이전 준비로 분주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의료진의 모습과 환자들의 기대에 찬 눈빛이 마치 새 학기를 맞는 학교 풍경처럼 생기가 넘친다. 윤서라 센터장을 만나 새로운 전문재활센터가 그리는 청사진과 최첨단 시설, 이를 위한 의료진들의 의지와 노력을 들어본다.
포괄적인 치료를 위한 시스템과 최첨단 장비 ‘재활의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를까? 여타 질환과 다르게 ‘재활’은 특정 신체 부위나 증상을 생각해내기가 쉽지 않다. 몸의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신체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재활의 중요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광주보훈병원에 국가유공자와 지역주민들의 재활을 전담할 전문재활센터가 건립됐다는 소식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재활의학과는 전 연령대, 심지어 태내에서부터 무덤까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과입니다.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가 생긴 사람을 치료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최대한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생활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환자별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다르게 설정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각도의 평가와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재활의학과 의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다양한 영역의 의료진이 함께 재활치료를 합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환자의 몸과 마음을 돌봐온 윤서라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가 전공의 시절인 1990년대에는 수개월, 수년 이상 질환을 앓거나 치료받은 후 재활을 시작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치료의 마지막 단계에서 재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재활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환자가 검사를 통해 질환을 진단받으면 곧바로 재활 치료 상담을 시작하기도 한다. 재활의 조기 시작과 더불어 분야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재활 분야에 더해 암 재활, 심폐 재활, 중환자 재활 등 여러 곳에서 재활의학이 적용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광주보훈병원 전문재활센터는 고령 환자에게 필요한 폭넓은 재활의학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고엽제로 인한 합병증인 말초신경병 환자의 운동신경과 감각신경 재활 등을 특화하여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재활의학에서는 기술발전을 통해 모바일로 건강관리법을 확인하고 개인의 변동사항을 저장·관리해 이를 병원 시스템과 공유하거나 로봇을 재활 치료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다양한 IT 기반의 기기와 시스템 및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프린팅 등은 이미 재활의학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기술과 재활의학의 더 나은 접목 방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보훈병원 전문재활센터는 국내 과학기술로 개발한 보행보조 로봇 등 각종 첨단기술을 도입하여 활용하게 된다.
센터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의, 전공의, 전문 재활치료사 등 80여 명의 인력이 모여 환자에게 최상의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와 재활의 경우 원인이 되는 질병이 존재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질환의 치료와 함께 재활의 목표를 설정해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관련 진료과 의료진 간 활발한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해 환자가 치료를 넘어 장기간 원활한 재활을 실천하도록 다방면으로 돕고 있다.
마음을 담아 희망을 이어가다 광주보훈병원 재활의학과가 지금의 재활센터로 성장하기까지는 의료진의 마음이 담긴 헌신이 함께했다. 환자가 가진 질환과 증상, 상태를 확인해 각각에 맞는 재활 치료의 속도와 방법, 마음가짐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이 중심이 돼야 하는 법. 이를 위해 윤서라 센터장은 사람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최우선에 둔다.
“오늘 좋았다가 다시 나빠질 수 있지만, 또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셔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요.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고 손잡아 드리는 것이 재활이란 긴 여정을 이어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러기 위해 의사는 환자를 연민과 애정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환자의 고충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죠” 보훈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재활을 담당 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심어준 곳. “광주보훈병원에 세워진 넓고 쾌적한 최첨단 전문재활센터에서 더 많은 분이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든든하게 다가온다. 환자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는 이들의 노력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