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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자 장기기증을 통한 첫 신장 이식 성공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지난 9월 중앙보훈병원은 뇌사자 장기기증을 통한 첫 번째 신장 이식 수술 성공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14년 장기이식 의료기관 및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후 생체공여를 통한 신장 이식 수술을 진행한 바 있으나, 뇌사자 장기기증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을 집도한 이누리 중앙보훈병원 외과 과장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생체공여’를 통한 이식수술과 ‘뇌사자 기증’을 통한 신장 이식수술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번 성공의 의의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중앙보훈병원은 이식센터가 개소한 2015년 이후로 생체 신장 이식은 매년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생체이식 수술은 공여자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동안 신장을 기증하므로 공여자, 수혜자, 마취과, 수술·간호팀, 외과 의사가 수술 날짜를 미리 약속하고 진행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뇌사자 이식은 공여가 언제 이뤄질지 시점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뇌사자 이식은 항상 이식팀이 대기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갖춘 병원만이 가능합니다. 이번 뇌사자 신장 이식의 성공은 중앙보훈병원이 24시간 언제든지 어떤 수술이라도 할 수 있는 수준의 병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수술을 통해 본 중앙보훈병원 외과의 장점을 꼽아 주신다면?
외과 수술은 의사 한명의 수술실력도 중요하지만, 환자 한 명을 수술하는데 드는 10여 명의 수술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병원 외과가 축적한 의술과 장비는 여느 병원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며, 또한 세계 이식외과의 최고로 꼽히는 아산병원 전공의 선생님들이 보훈병원에서 파견 수련을 받고 있어 환자분들이 세심하고 전문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의사 한 분이 보는 환자 수의 비율을 따진다면 우리나라에서 중앙보훈병원 외과를 따라올 병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환자는 어떤 상태였으며, 투석과 비교해 신장 이식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환자분은 당뇨 합병증을 앓고 있는 72세 여성으로 매주 병원을 방문해 3일 동안 4시간씩 투석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신장투석 환자의 삶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장 이식은 손상된 신장 기능을 보완하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혈액이나 복막 투석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률이 낮습니다. 조혈작용과 호르몬 생산 등 신장의 다른 기능도 회복되지요. 당연히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현재 환자는 건강을 되찾고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을 잘하며 지내고 계십니다.

문화적 특성상 특히 아시아는 뇌사자 신장 이식의 수가 적어 대기자와 기증자의 불균형이 크다고 하던데요.
생체이식 비율이 높은 것에 반해 뇌사자 이식 비율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신장 이식의 경우 평균대기 시간이 5년이나 걸립니다. 수많은 환자가 이식을 위해 대기하고 있으며, 대기 중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분은 투석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 만에 이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조직적합항원 유전자가 일치하는 뇌사자가 나타나 우선순위 배정을 받게 된 것인데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수술을 집도하며 처음이라는 부담감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중앙보훈병원에 근무하기 전 삼성서울병원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많은 케이스를 접하며 충분한 임상 경험을 갖추었기에 수술을 집도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보훈병원에서는 첫 사례였기에 뇌사자의 장기를 담아올 특수 이송 장비 등을 세팅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고, 이번 첫 수술로 인해 수술 외적인 부분까지 보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환자 본인의 의지와 적극적인 태도도 큰 힘을 주었습니다. 요즘에는 70대 초반은 고령으로 보이지 않습니다만, 나이로 인한 자녀들의 걱정과 우려에도 의료진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공여자가 나왔다는 병원의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생신이라 온 가족이 식사하려고 모여있었다고 합니다. 가족 전체가 부리나케 달려왔고 환자분은 곧바로 수술대에 오르셨습니다. 집도의로서 환자의 생일날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드린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인생을 통틀어 의미 있는 순간이자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장기 이식 성공은 ‘타인의 선의로 얻은 생명’이기도 한데요,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뇌사 판정위원회에서 뇌사 판정이 끝나면 뇌사자의 장기를 배정하고 수술 시간을 결정합니다. 간을 구득할 팀이 먼저 수술장에 서서 고인이 되실 분 앞에서 감사기도를 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엄숙한 마음으로 수술을 진행합니다.
뇌사자 이식의 경우 주시는 분과 받으시는 분의 거리가 대부분 멀기 때문에 전국에서 수술팀이 모여 수술 시간을 정하고 각 팀에서 장기를 이송하는 과정을 분 단위로 계산해서 시행합니다.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서로 배려하고 협조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열차를 타야 하는 경우, 골든 타임을 지키기 위해 협조를 받아 열차가 지연 출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증하시는 분과 그 가족들이 대가 없이 베푼 선의를 직접 느끼는 의료진이니 그 위대함이랄까, 경이로움이랄까. 표현이 잘 안 되는 그런 거룩함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성과, 바람은 무엇인가요?
각 나라의 보훈병원은 그 나라 최고의 병원입니다. 특히 전쟁을 겪었던 우리나라는 국가유공자분들과 그 가족들이 명예와 희생에 걸맞은 최고의 대우를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저를 통해 무사히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하시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죠. “유공자이신 아버지가 고생만 하셨는데, 어마어마한 수술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았으니 이제야 그 덕을 봤다”고 기뻐하는 가족들을 만나면서 보훈병원 의사로서 큰 기쁨과 자부심이 생깁니다.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중앙보훈병원 이누리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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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을볕
2023.02.23
제 아내가 중앙보훈병원 외과에서 이누리 전문의께 하지정맥 진료를 받고 있는데 제 아내 주치의께서 참 훌륭한 분이시군요.
우리 보훈병원에 이렇게 대단한 분이 계시다니 자랑스럽고 더욱 더 굳건한 믿음이 갑니다.
이누리 과장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자아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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