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B형, C형간염 알아보기 매년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입니다. 간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과 검사, 치료를 촉진하기 위해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직접 나서서 공식 지정한 기념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만성으로 진행되는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백신이 상용화한 이후로 감염률이 줄고는 있지만 간염 종류에 따라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광주보훈병원 박원형 전문의가 간염에 대해 여러분의 궁금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간염이란 무엇인가요? 간염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간세포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약물, 알코올, 화학 약물, 독초 등으로 인하여 발병합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원인 병원체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으로 구분됩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자가 면역성 간염이나 윌슨병 등도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간염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간염에 걸리면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의 비특이적인 소화기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오른쪽 상복부에 불편감을 느끼며 심한 무력감이 동반됩니다. 미열이나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등 황달기가 있습니다. 심하면 피부에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간혹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면 복수가 차고 간성 뇌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무증상이 대부분이지만 피로감이나 무력감이 쉽게 동반될 수 있습니다.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은 어떻게 다른가요? 간염은 그 지속 기간에 따라서 급성(6개월 이내)과 만성(6개월 이상)으로 구분됩니다. 만성 간염은 급성 간염에 걸린 환자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간 내 염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먼저 환자의 가족력, 음주력, 약물 복용력, 여행력, 침습적 시술, 생활 방식 등을 자세히 청취하여 간염의 위험 인자를 조사합니다. 또 혈액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상태와 간 기능을 검사합니다. 간의 상태와 복부 장기의 상태를 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도 시행합니다. 간염의 원인 혹은 간 질환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간 조직을 소량으로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간 조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료는 급성 간염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만으로도 회복됩니다. 하지만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간염 환자들은 간혹 급성 간부전으로 위험해지거나 만성 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윌슨병의 경우 심한 상태에서도 특이적인 치료약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간염이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성 간염의 경우 원인에 따른 특이적인 치료법이 존재하므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간염 환자와 식사하면 간염에 걸리나요? 사람들 사이의 가벼운 접촉만으론 감염되지 않습니다. B형,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단순히 술잔을 돌리거나 국물을 같이 먹는다고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A형 간염은 다릅니다. 가족처럼 밀접하게 생활을 공유한 경우엔 A형 간염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입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감염됩니다. 그래서 A형 간염 환자가 술잔을 돌리거나 식사 중 자기 침이 묻은 숟가락을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찌개나 국물에 담가 떠먹는다면 바이러스가 상대방의 입으로 전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에선 혈액이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기도 하지만 A형 간염의 주된 경로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입니다. 간염을 방치하면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나요? 간암으로 진행도 가능합니다.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경우 대부분 90% 이상, 정상적으로 회복합니다. 그러나 간혹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거나 간 이식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간염 중 B형, C형 간염 환자들은 간혹 만성 간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급성 간염이라 하더라도 그 원인 인자에 따라 필요한 경우 호전된 이후에도 철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만성 간염은 간경변증, 더 나아가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염 예방을 위한 백신은 어떤 종류가 있나요? 바이러스 간염 중에서 예방접종이 가능한 바이러스 간염은 A형, B형 간염이 있습니다.
예방접종을 하면 평생 간염에 안 걸리나요? A형 간염 예방접종은 2회 접종이 기본입니다. 한 번 맞고 6개월 뒤에 추가접종을 하면 방어력이 100%에 가깝게 올라갑니다. 1회 접종만 한 경우 바로 방어력이 올라가진 않고 한 달 뒤에 80% 정도 생깁니다. 그래서 나머지 20%를 더 채우기 위해 추가접종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한 번 방어 항체가 생기면 평생 면역이 유지됩니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3회 접종이 기본입니다. 한 번 맞고 1개월, 6개월 뒤에 추가접종을 하게 됩니다. 3차까지 맞고도 항체가 안 생기는 분들도 있으나 아예 접종을 안 하는 것보다 면역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검사상 항체가 있으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많이 먹으면 간에 무리가 가나요?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불필요한 약제, 생약 등은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다른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소위 ‘간에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과 생약제제의 효과는 대부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은 오히려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간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해야 합니다. 간염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간염에 특별한 예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요리를 하기 전 손을 씻고, 칫솔이나 면도기, 손톱 깎기 등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물품은 공유하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균형 잡힌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이 좋습니다. 음식이나 물이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신선한 음식과 끓인 물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또한 지방간이 심할 경우 지방간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급격한 체중 감소는 오히려 심한 지방간과 간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나친 음주 역시 그 자체로 급성 알코올성 간염을 일으키거나 다른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간에 유익한 술은 없으므로 절제하는 음주 습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