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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불면증을 앓는 주인공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
누구나 매일 잠을 잔다. 하루에 7~8시간을 잔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혹자는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하기도 하고, 원 없이 푹 자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기도 하고, 너무 많이 자서 문제라고도 한다. 이렇듯 잠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이나 경험은 다르지만 잠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과정이며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열대야가 찾아오는 여름은 불면증이 심해지는 계절이다. 충분한 수면으로 우리 몸을 쉬게 하는 것, 이것이 곧 여름철 보약이 아닐까? 영화 속 불면증을 앓는 주인공의 증상과 심리를 따라보며 ‘잠 잘 오는 밤’을 위한 해법을 찾아보자.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
영화 <인썸니아> 속 불면증
영화 <인썸니아(insomnia)>는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작품마다 놀라운 상상력과 연출력으로 찬사를 받는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2002년 작품이다. 주인공 알파치노가 심한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머 형사역을 맡았고 작고한 로빈 윌리엄스가 살인자 역할을 맡아 열연한 범죄 스릴러 영화다. ‘인썸니아’는 ‘불면증’이라는 뜻으로 영화는 제목답게 피곤하고 몽롱하면서도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이는 도머 형사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백야 기간에 접어든 알래스카의 외딴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의문의 살인사건에 LA 경찰국 소속 베테랑 형사인 ‘도머’(알파치노)와 그의 오랜 파트너 ‘햅’이 투입된다.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진 백야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던 도머는 용의자를 쫓던 중 안개 너머의 햅을 용의자로 오인해 사살하게 된다. 그러나 경찰서로 돌아가서는 용의자가 햅을 쏘고 도망갔다고 속이고, 부검실을 찾아가서 햅의 몸속에 있는 총알과 자기가 찾아낸 용의자의 총알을 바꿔치기한다. 영화는 백야와 안개, 불면증이 더해져 도머 형사가 처한 압박감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
“훌륭한 경찰은 수사 때문에 못 자고, 나쁜 경찰은 가책 때문에 못 잔다는 말이 있죠.”
함께 수사하던 지역 경찰관 엘리 버(힐러리 스웽크)의 의미심장한 말처럼, 사건을 수사하는 동안 한숨도 못 잔 도머의 정신은 몽롱해지고 동료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더해져 그의 불면증은 극에 달한다. 영화에서 알파치노는 죄의식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심리를 탁월하게 연기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극 중에서 주인공은 거의 일주일간 잠을 자지 못해 환영까지 볼 정도가 된다.
숙면이 필요한 이유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에서는 뇌척수액이 세포 사이의 노폐물을 씻으며 낮에 쌓인 각종 안 좋은 물질들을 배출한다. 피로 해소는 물론이고 손상된 뼈나 근육의 회복을 돕고, 면역력을 높인다. 감정을 순화시키며 기억력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는데, 잠이 부족하게 되면 반대로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퇴하고 감정도 격해지기 쉽다. 영화 속 도머 형사처럼 100시간 이상 이어진 수면 결핍은 환각과 망상, 기이한 행동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200시간 이상 깨어있으면 2~3초간 지속되는 미세 수면이 생기게 된다.
도머 형사의 불면증에는 스트레스와 죄책감 외에도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이 있다. 실제로 백야가 있는 노르웨이나 극지방에서는 불면증 환자 비율이 다른 곳보다 높고, 이로 인한 우울증 환자와 자살률 또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빛은 우리 몸에 있는 일종의 생체시계인 ‘시교차상핵’이 24시간을 판단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밤에 갑자기 빛을 쬐게 되면 주기적인 행동이 심한 변화를 겪게 된다. 잠들기 전 휴대전화나 노트북, 전자책, TV 등을 보지 말라고 권하는 것도 태양광과 파장이 비슷한 블루라이트를 방출하는 기기에 노출되면 곧바로 숙면에 취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성인에게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로, 실제 자는 시간보다 얼마나 질 좋은 잠을 자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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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 속 수면장애
2022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도 불면증을 앓는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영화다.
“잠복해서 잠 부족이 아니라 잠이 안 와서 잠복하는 거야.”
불면증으로 인해 밤샘 잠복 수사가 일상이 된 해준은 상대에게 예의 바르고 유능하며 범인을 잡는 일에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형사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던 그는 서래와의 만남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된다. 영화에서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에게 서래가 ‘해파리 수면법’을 이용해 잠을 청하도록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조언
“눈 감아요. 내 숨소리를 들어요. 내 숨에 당신 숨을 맞춰요. 이제 바다로 가요. 물로 들어가요. 당신은 해파리예요. 눈도, 코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아요. 아무 감정도 없어요. 물을 밀어내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밀어내요.”
‘해파리 수면법’은 한마디로 자신을 해파리로 생각하며 몸을 이완시키고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수면에 이르도록 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미 해군이 전시상황에서 불면을 겪는 이들을 위해 개발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6주 정도 꾸준히 했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잠들기가 어렵거나, 깊이 잠들지 못하면서 자주 깨고, 아침에 너무 일찍 눈이 떠져 불편하다면 모두 불면증에 해당한다. 일시적 불면증은 원인이 해소되면 사라지지만, 만성적일 경우에는 그 원인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면증의 형태, 발병 시기와 더불어 다른 신체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신장애는 없는지 등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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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이 처방받은 불면증 치료법은?
<헤어질 결심>에서 자신이 서래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한 해준은 “수사를 망치고 완전히 붕괴됐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은 안개가 많이 끼는 ‘이포’라는 마을로 옮겨 간 그가 병원에서 불면증 치료를 받는 모습이다. 주치의는 “범인을 놓치는 등 그런 스트레스 요인들이 수면장애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점심시간 전 30분간 일광욕과 취침 전 족욕을 하고 도파민을 처방해 줄 테니 드셔보라”며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잘 때 코로 숨 쉬는 걸 도와주는 기계를 사용해 볼 것”을 권한다.
실제로 오전에 햇볕을 쬐면 약 15시간 후부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어 숙면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비타민D도 함께 보충할 수 있다. 햇볕을 직접 바라볼 필요는 없으나 선글라스, 챙 있는 모자 등은 쓰지 않는다. 격한 운동보다는 걷거나 앉아서 신문을 읽는 등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취침 전 2~3시간 전 족욕이나 반신욕도 체온을 상승시켜 멜라토닌 분비를 돕고 근육을 이완해 잠들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 준다. ‘잘 때 코로 숨 쉬는 걸 도와주는 기계’인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수면 중 일정한 공기를 코에 불어 넣어 좁아진 기도를 넓혀주고 안정된 호흡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영화에서 해준은 주치의의 권유대로 양압기를 착용한다.

한여름 밤의 불청객, 열대야 숙면 노하우
제아무리 더위에 강한 사람이라도 밤새 이어지는 열대야를 이겨내기는 속수무책이다. 여름밤 숙면을 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 온도를 수면에 적당한 24~27℃로 유지하고, 습도는 60%, 잠들기 1~2시간 전에 샤워하는 것이다. 이때 찬물은 일시적으로 피부 혈관을 수축시켜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체온이 올라가니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씻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니 삼가고, 과격한 운동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낮잠은 밤잠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다면 낮잠으로 보충하는 것이 몸에 이롭다. 낮잠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가 적절하고 15~25분 정도로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자.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해
질병 때문이 아니라면, 불면증은 ‘손님 같은 병’이라고 한다. ‘짧은 손님’도 있고 ‘긴 손님’도 있다. 빨리 떠났으면 하는 손님은 오래 머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손님의 본질은 언젠가는 떠난다는 것이 아닌가? 잠에 대한 불안과 과도한 노력이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도 있다.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는지, 낮에는 주로 뭘 하는지, 햇빛은 얼마나 보는지를 확인해 깨어있는 시간을 잘 보내길 당부한다.
참고자료· 사진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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