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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훈요양원 배춘석 어르신 · 이선영, 권광모 사회복지사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사진 왼쪽부터)권광모 사회복지사, 배춘석 어르신, 이선영 사회복지사
후드득후드득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오후, 대구보훈요양원 입소 어르신들이 로비에 내려와 정문을 향해 자리 잡는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이 시국에 웬 공연이냐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낼 수도 있겠다. 염려 마시라. 유리문 밖에서 열리는 언택트 위문 공연이다. 면회 제한으로 무료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대구보훈요양원의 특급 아이디어다.

걱정 날리고 활력 더하는 요양원의 하루
“요즘 같은 시기에 초청공연을 여는것이 쉽지 않죠.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한 김혜원 복지과장님의 열정이 정말 대단해요. 끊임없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보여드리기 위해 애를 쓰시죠. 덕분에 어르신들은 ‘코로나로 매일 같은 얼굴만 보다가 연주자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손뼉치고 노래하니 너무 즐겁다’는 반응이세요. 하지 근력이 부족한 어르신도 이때만큼은 일어나 함께 춤을 추시기도 해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 앞까지 나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권광모 사회복지사가 밝히는 ‘공연 리뷰’다.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한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중단되고 외부공연이 끊겼다. 감염병이 장기화하면서 어르신들의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리문을 앞에 두고 만나는 비대면 면회가 이뤄지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구보훈요양원 사회복지실에서는 1층 출입구에서 유리문을 닫고 안전거리를 확보한 후 실시하는 언택트 공연을 추진했다. 결과는 대성공. 공연을 보는 자체도 즐겁지만, 자신들을 위해 누군가 찾아와 음악으로 위로해 준다는 것 자체에 고마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다. 대구보훈요양원의 요청에 한달음에 달려와 준 공연단은 ‘팔공예술봉사단’외 5곳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이곳에서 다양하고 멋진 무대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의 인기 있는 언택트 프로그램으로는 ‘차와 명상의 시간’이 있다. 근처 불은사 주지스님의 도움을 받아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한다. 스님이 몸에 좋은 녹차, 보이차, 구기자차 등 다양한 차를 어르신에게 대접하며 명상과 편안한 대화를 통해 어르신의 심리적 안정감 형성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배춘석 어르신(90세)은 “다도를 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를 더욱 음미하게 된다”면서 방에서도 차를 직접 우려 주변에 권한다”고 하셨다. 이런 어르신에 대해 이선영 사회복지사는 “연세는 많지만, 누구보다 활기 있고 젠틀하신 분”이라며 “사회복지사는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와 교감하는데, 어르신은 모든 프로그램에 관심과 흥미를 보여 열심히 준비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신다”고 말한다.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말은 아름답게, 마음은 정직하게…!
이날 어르신이 자랑스럽게 보여주신 것은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그린 백범 김구 선생의 얼굴, 그리고 과거에 열린 자신의 개인 초대전 책자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백범 김구 선생이라오. 한평생 정의를 위해 살다 가신 분이니까. 대한민국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 탄생했고 수많은 유공자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건지 이분의 삶을 들여다보면 다 알 수 있거든.” 또렷한 목소리로 힘있게 말씀하시는 배춘석 어르신 또한 6·25전쟁 당시 육군본부 군수과 소속으로 7년간 군 생활을 하신 국가유공자다. 당시 ‘국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어르신은 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입대했고, 지휘관을 따라 이동하며 전시 행정병으로서 군수, 인사 등의 행정 관리를 도맡아 했다. 이유인즉슨 워낙 필체가 뛰어났기 때문. “다섯 살 때부터 서당에서 글을 익히고 학문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어르신은 그때부터 붓글씨가 좋아 틈만 나면 신문지가 새까매지도록 연습했다. 후에 우리나라 서예사에서 대가로 평가받는 여초 김응현 선생을 사사했고, 고향인 성주에 면마다 서당을 열어 제자를 길러냈다. ‘거암’이라는 호도 자신이 살던 ‘용암면 중거리’에서 한 글자씩 가져왔다. 책자로 남은 ‘거암 배춘석 서예전’에서는 어르신의 젊은 시절 호방한 모습과 노력으로 일궈낸 예술적 재능에 대한 자부심을 만날 수 있었다.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여기에 온 지는 3년 됐어요. 우리나라가 살기 좋다고 해도 보훈요양원이 이렇게 시설을 잘해놓고 잘해주는지…. 내가 생각해도 참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무하는 분들한테 얼마나 고마운지. 내가 몸이 자유롭지 않은데도 불편한 게 하나도 없어요. 미안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지요.”
어르신은 3년 전 낙상사고로 좌측 대퇴부가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그전에는 우측 대퇴부 수술을 한 적이 있어 휠체어 없이는 보행이 어렵다. 그리고 얼마 전 아내의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몹시 서운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금지된 것이 요양원 탓은 아니지만, 이선영 사회복지사는 그런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려 기운을 북돋으려 애쓴다.
“휠체어에 앉아계신 어르신과는 한마디를 하더라도 몸을 숙이고 무릎을 굽혀 눈을 맞추며 얘기하려 해요. 한 번 더 손잡아 드리고 어깨를 잡아드리면서 따뜻하게 마음을 전하려 하죠. 별거 아닌 일 같지만 어르신들은 다 아세요. 진심은 통하게 돼 있으니까요.”
더불어 권광모 사회복지사는 매 순간 ‘부드러운 말투’로 어르신께 편안함을 드리려 애쓴다. ‘말은 아름답게, 몸은 깨끗하게, 마음은 정직하게, 일은 성실하게’ 어르신이 오래전 붓글씨로 남긴 글이 마치 지금 계신 대구보훈요양원의 모토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0세 시대를 위한 믿을 수 있는 안식처
2011년 11월에 문을 열어 올해 개원 11년 차를 맞는 대구보훈요양원은 노인생활시설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가족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요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공인된 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는지, 매뉴얼 대로 철저한 관리를 하는지 한마디로 검사를 맡는 것이다. 대구보훈요양원은 ‘기획재정부 주관 고객만족도 11년 연속 최우수기관 선정’, ‘보건복지부 장기요양 평가 10년 연속 최상위 A등급’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대구·경북지역 최고의 요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개원부터 함께하며 서로 믿고 의지하는 직원들의 팀워크와 환자의 건강과 안정을 끌어내는 프로그램, 여기에 환자를 가족같이 섬기는 헌신의 마음이 스며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이선영 사회복지사는 마지막으로 “대구보훈요양원을 방문하는 학생 봉사자들에게 유공자분들의 헌신을 깊이 있게 알림으로써 보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는 교육의 역할에도 더욱 집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광모 사회복지사는 “요양원에 대한 편견이 이제는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대구보훈요양원이 변화의 시작이 되길 희망했다.
정성 어린 프로그램이 만드는 따뜻한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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