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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관리가 필요한고혈당
질병관리청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9.1%로, 10명 중 약 1명은 당뇨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당뇨병은 지난 10월 통계청 발표에서 한국인 사망 원인 7위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고혈당, 김화선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고혈당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글·김화선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혈당

고혈당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정상 성인에서는 식사 후 일시적으로 혈당 상승이 있을 수 있으나 이내 정상범위로 유지됩니다. 다만, 당뇨병 고위험군이나 당뇨병 환자는 평소보다 활동량이 적거나 식사량이 많은 경우, 약물 미복용, 감염이 있는 경우에 혈당 정상화가 안 되고 고혈당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정상 성인에서도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등은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 특히 식사 후 디저트로 고당도 음식을 섭취할 때 급격히 혈당이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가 고혈당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일 때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코티졸’이 혈당을 높일 수 있어 고혈당 위험이 있습니다

판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정상 혈당 범위는 8시간 이상 공복 시 100㎎/dL 미만이며, 75g 경구당부하 2시간 후 측정한 혈당이 140㎎/dL 미만인 경우로 정의합니다. 고혈당이란 넓은 의미로 정상 혈당보다 높은 경우, 좁은
의미에서는 혈당이 250㎎/dL 이상인 경우입니다. 공복 혈당이 100~125㎎/dL 경우 ‘공복혈당장애’,
75g 경구당부하 2시간 후 혈당이 140~199㎎/dL 경우 ‘내당능장애’로 정의하며 당뇨병 고위험군에
해당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는 공복 혈당 80~130㎎/dL, 식후 2시간 혈당 180㎎/dL
이하이고 혈당이 이보다 높으면 조절되지 않는 고혈당으로 간주합니다.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이 조절되지 않고 250㎎/dL 이상 수치가 지속되면 고혈당에 의한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혈당

자각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심한 고혈당으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은 체중감소, 다식, 다음, 다뇨입니다. 높은 당수치가 우리 몸에서 조절되지 못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소변으로 물을 끌어당겨 소변량이 많아지고, 이에 갈증을 심하게 느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며, 섭취한 음식에서 유래한 당이 영양분이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해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또 공복감이 심해 더 먹으려고 하지만, 지속해서 체중이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피부 및 구강의 건조, 시야 흐림 증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혈당이 지속해서 250㎎/dL 이상일 때는 의식 저하와 탈수 증상 악화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고혈당의 정도,
진행 양상에 따라 혈당을 낮추고 조절하기 위한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나, 고혈당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혈관이 손상돼 눈, 콩팥, 신경, 심장, 뇌혈관 등에 당뇨병 만성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므로 혈당을 목표치 이내로 꾸준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당

고혈당 증상이 나타날 때 대처법(관리법)은 무엇인가요?
허용되는 정상 혈당 범위를 벗어난 지속적인 혈당치의 증가는 이미 당뇨병이 있거나 향후 당뇨병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클 수 있으므로,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 당부하검사나 당화혈색소 등의 수치를 점검해야 합니다. 검사 후 당뇨병은 아니더라도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로 판명될 수 있는데 이 경우라도 3~6개월마다, 특히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주기적인 혈당 수치 점검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체중 5% 감소를 목표로, 단순 빠른 걸음의 걷기만으로도 충분하니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추천합니다. 또 당지수(Glycemic Index)를 고려한 식사 요법도 당뇨병 예방을 도울 수 있습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어떤 합병증이 생길 수 있나요?
고혈당에 노출되면 혈액 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케톤산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케톤산이 과다하면 오심, 구토, 호흡 곤란, 혼수 등의 위급한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지나친 고혈당 상태로 인해 우리 몸의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탈수가 악화한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주로 고령의 2형 당뇨인에게 나타나며 감염이나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중증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위험성이 배가 됩니다. 증상은 다뇨, 심한 탈수, 혼수
등이 있고 폐렴이나 패혈증도 동반합니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보다 서서히 진행 되지만 사망률은 더 높습니다.

고혈당과 비만은 연관이 있나요?
2022년에 보고된 우리나라 당뇨병 추이를 보면,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53.8%)이 비만을 동반하며, 2단계 이상의 비만(체질량지수 30~34.9㎏/㎡)을 보이는 경우는 11.6%였고, 3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5㎏/㎡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는 2.2%였습니다. 또 복부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유병자는 61.2%였으며,
여성에서 더 높은 복부비만율을 보였습니다. 비만이 당뇨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주된 이유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인데, 과도하게 축적된 체내 지방이 체내 세포에서 인슐린의 효율적 작용을 방해해 정상적인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부지방(내장지방)이 많을수록 체내 염증반응을 더 유발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평소에 비만을 예방하거나 체중을 줄이는 것은 제2형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다이어트약 ‘위고비’가 열풍인데, 당뇨병치료제로 개발됐다고 들었습니다. 비만인 당뇨병
환자에게 유효한가요?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우리 몸 위장에서 GLP-1(Glucagon Like Peptide-1)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낮춥니다. 혈당 조절을 목적으로 다양한 GLP-1 유사체가 개발돼왔는데 그중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혈당 저하 이외에도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저용량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치료제(오젬픽, OZEMPIC),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치료제(위고비, WEGOVY)로 승인됐습니다. 약물기전 특성상 비만인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량은 물론 혈당 조절에도 효과적입니다. 현재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에서는 GLP-1 유사체 중 하나인 Liraglutide(삭센다, SAXENDA)를 비만치료제로 처방하며, 위고비는 내년 중반경 처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고혈당

고혈당 쇼크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려주세요.
혈당이 250㎎/dL 이상으로 높아지면 뇌와 신체 기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고혈당 쇼크가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고삼투압성 고혈당 쇼크가 있습니다. 이 경우 혈당은 대개 500㎎/dL 이상으로 굉장히 높게 측정됩니다. 높은 혈당으로 인해 삼투압이 같이 오르면서 우리 몸의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탈수 증상이 악화해 의식 저하와 쇼크로 이어집니다. 주로 고령의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하고 감염, 뇌졸중, 동반 질환의 악화 시 위험성이 커집니다. 고삼투압성 고혈당은 진행이 더디나 사망률이 높으므로 평소 철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합니다.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고 목표치에서 계속 벗어난다면 개선해야 할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은 없는지 살펴보고 담당 의사 상의하에 약물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완치할 수 있나요?
당뇨병 발병의 요인은 유전, 식습관, 체중, 나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으며 복합적입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확률이 50% 이상
높으므로 당뇨병 고위험군은 평소 혈당 검사와 식단 조절, 금주, 금연, 적당한 운동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뇨는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간혹 당뇨약 복용을 꺼려 고혈당 상태를 오래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하거나 혈당 조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 습관을 병행, 유지한다면 저용량의 경구 혈당강하제만으로도 충분히 혈당 조절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혈당

고혈당 예방이나 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을 알려주세요
식사는 거르지 말고 제때에 먹고, 매시간 적어도 반 컵의 물을 마시도록 합니다. 공복혈당이 250㎎/dL 이상이면 운동을 피하고, 감기 등의 가벼운 상황에서도 혈당이 높아질 수 있으니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전신 컨디션이 떨어지면 최소 4시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해야 합니다. 구토가 심하고, 공복혈당이 하루 이상 240㎎/dL보다 높거나 체온이 37.5℃ 이상이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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