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 인생은 조금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그 평범하고도 건강한 시간이실은 얼마나 큰 행운이고 행복인지.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김영배 전문의는 환자들에게 멀어지는 일상의 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척추를 통해 건강이라는 삶의 기둥을 바로 세우기 위해,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할 권리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중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김영배 전문의는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주범으로 ‘척추관협착증’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을 꼽는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길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는 질환입니다. 허리통증을 느끼면서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기 때문에 디스크로 오인하기 쉽지만, 앉아서 쉬거나 누워있으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져 막혔던 신경 구멍이 열리기 때문에 통증이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디스크와 구별되는 특징이라 할 수 있죠. 또한 고령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입니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변형과 압박골절이 와서 척추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척추압박 골절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등과 허리통증 외에도 옆구리나 골반으로 통증이 전이되어 근육통이나 골반통으로 잘못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허리 건강은 자유롭게 걷고 뛰는 일상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선생님은 척추를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 올바른 자세를 이어가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척추 건강을 지켜주는 대원칙입니다. 몸 이곳저곳에서 생기는 통증을 ‘나이 들어 으레 그러려니’ 하며 활동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적응하지 마시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허리통증과 관련된 진료과가 여럿이지만 초기 진찰만큼은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것을 권합니다. 어느 한 곳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그 부분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 뼈와 관절은 다 연결되어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전체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에는 절대 칼을 대는 게 아니라던데….” 척추 치료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 때문에 전문적인 진단 없이 버티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선생님은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고민하고 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허리가 아플 때 무조건 척추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무작정 수술을 거부하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환자마다 최적의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수술적 단계인지 아닌지는 우선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현재까지의 치료 이력을 잘 살피고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충분한 비수술 요법을 했음에도 효과를 못 본 경우, 그리고 수술의 긍정적인 결과가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큽니다. 또한, 사람들이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대학교수가 공부와 연구를 많이 할 것이라는 신뢰감 때문인데요,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보훈의학연구소와 상시 컨퍼런스 등을 통해 새로운 교육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고령 환자에 축적된 연구와 경험치를 가진 우수한 의료진들이 충분한 상담과 설명을 통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단기간의 효과보다는, 장기간의 결과와 삶의 질을 기준으로 환자의 일상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다. 선행은 드러내지 않아야 더욱 빛이 난다지만, 선생님은 얼마 전 달성한 ‘헌혈 100회’만큼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다른 사람의 동참이 곧 생명을 살리는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아직 피를 대체할 재료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헌혈을 통한 수혈만이 혈액 부족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환자를 수술하면서 피에 대한 수요를 절실히 느껴 헌혈에 동참하게 되었고 1999년부터 시작해 올해 100회에 이르게 됐습니다. 100회라는 것은 상징적인 숫자일 뿐, 우리병원에는 저보다 오랫동안 더 많은 횟수의 헌혈을 실천하고 계신 의료진과 직원분들이 많습니다.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적정한 혈액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헌혈 참여가 절실하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고 우리나라의 혈액 재고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혈액 수급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요즘, 많은 분들이 헌혈의 가치를 공유하고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헌혈을 하며 더 건강해졌다”는 선생님의 헌혈 예찬은 삶에 대한 감사로 이어진다. 헌혈 전 헤모글로빈, 백혈구 및 혈소판 수, 간 수치 등의 항목을 검사하여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복용하는 약에 따라 헌혈이 불가할 수도 있어 헌혈을 시작한 이후로는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게 되었죠. 덕분에 지금까지 흔한 성인병 하나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시간과 능력을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던 모습일 겁니다. 작은 실천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건강도 챙기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어 제가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선생님은 나눔과 봉사를 통해 행복지수를 높인다.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의료봉사도 그중 하나다. 아직도 세상에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미국의 자선 단체인 나비재단(Butterfly Foundation) 주관으로 세계 최대 빈곤 국가 중 하나인 미얀마의 척추변형 환자들에게 무료로 수술하는 봉사에 동참하고 있어요. 코로나19와 더불어 미얀마의 악화된 정치 상황으로 잠시 멈춘 상태지만, 여전히 그곳에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열심히 생활하며 행복한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을 계속해서 해나갈 겁니다. 건강이라는 환자 삶의 기둥을 세우기 위한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중앙보훈병원은 제게 직장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1993년 레지던트로 첫발을 디뎠고, 병원이 대내외적으로 확장되던 시기에 발맞춰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곳이죠. 앞으로 보다 성심과 성의를 다해 환자를 돌보고, 지금의 전공의 선생님들을 더욱 훌륭한 의료진으로 키워내고 싶어요.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논문도 쓸 계획입니다. 환자 혼자가 아니라 의료진과 함께 병을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