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금주는 치매 예방의 시작
중앙보훈병원
보훈병원 명의를 만나다 - 금주는 치매 예방의 시작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전문의
술이 치매를 부른다? 오랫동안 치매를 연구해 온 강민주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알코올로 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 [cite_start]뇌 손상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보다 치매가 생기기 전 예방이 더 확실한 치료라는 강 전문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cite: 106, 107, 108]
[EBS 프로그램 <명의>에 출연해 '알코올성 치매'에 대해 알린 강민주 전문의]
술은 뇌를 병들게 하는 가장 위험한 적
술은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지만, 그중에서도 뇌를 가장 서서히 그리고 치명적으로 병들게 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뿐 아니라 여러 뇌 영역이 손상되며, 심하면 뇌 위축이나 뇌실의 비정상적 확대 같은 구조적 변화까지 일으킨다. [cite_start]알코올성 치매 또한 이러한 뇌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cite: 112, 113, 114]
최근 EBS 프로그램 <명의> '당신이 술을 끊어야만 하는 이유-알코올성 치매' 편에 출연해 음주의 위험성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치매라고 하면 흔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치매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루이소체 치매처럼 다양한 원인이 존재해요. [cite_start]또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갑상선 질환, 비타민 결핍 등 교정이 가능한 요인으로도 인지 저하가 발생할 수 있지요. [cite: 115, 116, 117]
그중에서도 알코올성 치매는 장기간 과음으로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치매입니다.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격 변화, 판단력 저하, 사회적 기능 상실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위험성이 매우 큽니다. [cite_start]이번 방송을 통해 이러한 점을 강조할 수 있었고, 다행히 방송을 본 뒤 내원한 환자분들께서 "술을 줄여야겠다."라는 말씀을 건네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cite: 118, 119, 120]
알코올성 치매, 금주가 최선의 치료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약 10%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하다. [cite_start]특징적인 점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가 주된 원인이 되어 40~50대처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cite: 121, 122]
알코올성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단기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성격 변화로, 초기에는 보통 우울증이나 무기력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다른 치매와 구별되는 점은 전두엽과 소뇌 위축이 뚜렷하고, 금주 후 일부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죠. [cite_start]이처럼 모든 인지 저하가 '돌이킬 수 없는 치매'는 아니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cite: 123, 124, 125]
노화로 생기는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알코올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고 6개월 이상 금주를 실천하면 뇌 기능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 [cite_start]특히 알코올로 인한 티아민 결핍이 원인인 베르니케 뇌병증은 초기 치료가 관건으로, 빠른 대응이 뇌 건강을 지키는 열쇠다. [cite: 138, 139]
50대 후반 남성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매일 소주 1병 이상을 마셔온 그는 최근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보행이 불안정하며, 말이 어눌해진 상태였습니다. 내원 당시에는 심한 안구운동 장애, 보행실조, 의식 저하가 동반됐고, 자기공명영상(MRI)에서는 인지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유두체와 시상 부위에 특징적인 이상 신호가 확인됐지요. 혈액검사 결과, 심한 티아민 결핍으로 인한 급성 베르니케 뇌병증으로 진단됐습니다. 알코올이 티아민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 뇌에 영양 불균형을 일으킨 것이 원인이었어요. 진단 즉시 고용량 티아민 주사 치료와 금주, 영양 치료를 시작했으며, 며칠 만에 의식과 안구운동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뇌 손상은 한번 심각하게 진행되면 회복이 제한적이지만, 증상 초기 단계에서 베르니케 뇌병증을 의심하고 티아민 정맥주사로 신속히 치료를 시작하면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cite_start]따라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cite: 140, 141, 142, 143, 144]
건강한 뇌를 위한 확실한 습관, '예방'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에요. 과음을 피하고, 뇌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술로 인한 뇌 손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주지만, 사회생활 속에서 완전히 술을 끊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마셔야 건강을 해치지 않고, 뇌가 손상되지 않으면서 회복될 수 있을까. [cite_start]'적당한 음주'라는 기준은 사실 의학적으로 매우 좁습니다. [cite: 130, 131, 132]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순수 알코올 20g(소주 1~2잔, 맥주 500ml) 이하를 권고하지만, 뇌 건강을 위해서는 '안전 음주'보다 '금주'가 가장 확실합니다. 즉, 건강을 위한 안전한 음주량은 사실상 '제로'인 셈이에요. [cite_start]이미 손상된 뇌는 완전한 회복이 어렵지만, 금주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인지 훈련을 병행하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cite: 133, 137]
또한 건강보조식품보다는 식이 조절이 필요해요. 마인드 다이어트(MIND Diet)는 뇌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cite_start]채소, 생선, 올리브 오일 등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고혈압 예방 식단)을 규칙적으로 활용하면 뇌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cite: 159, 160]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의술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은 진행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상태가 좋아질 거라는 기대보다는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cite_start]환자의 불안과 슬픔을 이해하고 이를 대변해 주는 역할, 바로 이것이 진료실에서 강 전문의가 맡는 중요한 역할이다. [cite: 161, 162, 163]
환자가 밤에 소리를 지르거나 배회하는 행동은 불안하고 슬픈 마음의 표현입니다. 마치 '공동묘지에 혼자 남겨진 기분'과도 같아요. 진료실에서 제 역할은 바로 이러한 환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세심한 관찰력, 환자 상태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cite_start]또한 질환을 조기에 의심하고 적절한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능력도 중요하지요. [cite: 164, 165, 166]
최근에는 질병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생체 내 지표인 바이오마커 개발과 그 효용성 검증, 그리고 유전체 연구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보훈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환자들의 의무기록과 인체 유래물을 수집·분석해 치매와 관련된 새로운 진단 도구와 예후 예측 지표를 찾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요. [cite_start]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최신 의학 지식을 꾸준히 습득하며, 항상 정확한 근거에 기반해 진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cite: 167, 168]
글 한주희 에디터·사진 고석운 studio KO
[강민주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전문의 프로필]
캐나다 토론토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차의과학대학교 신경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cite_start]가천대길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고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과계 임상강사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전문의로 치매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cite: 147, 148]
* [cite_start]진료 분야: 치매, 인지기능장애, 파킨슨병, 뇌졸중, 어지럼증, 노인성 신경질환 [cite: 149]
댓글 보기
